캠퍼스 가득 축제가 펼쳐지는 고연제 기간, 본교 교육방송국 KUBS와 연세대 교육방송국 YBS가 벌이는 또 하나의 경기인 ‘고연연합방송제’(방송제)가 있다. 고연전 경기 전야제로 펼쳐지는 방송제는 양교를 대표하는 방송국끼리의 정기전이기도 하다.

상대 학교를 재치 있게 풍자하면서 다소 민감한 요소를 건드리기도 하기에 서로의 감정을 더러 상하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사기를 북돋우고 양교 학생 모두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분명하다. 고대신문이 최근 5년간의 방송제 중 이슈가 됐던 영상들을 꼽았다.

KUBS

하니, 계속 달려야 하니? (2006년)

하니, 계속 달려야 하니? (2006년)“내신도 수능도 안 되는 하니, 그래서 연대 간 여자아이”라는 복고풍 성우 목소리와 영상이 어우러지며 계속해서 연세대를 향해 달리는 하니의 모습이 등장한다. “졸업할 때까지 달려야 하니?”라는 의문문으로 끝을 맺는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 패러디 영상은 제29회 방송제에서 방영돼 본교생과 연세대 학생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김명석(연세대 철학07) 씨는 “하니 주제가를 개사했던 노래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며 “신촌역부터 캠퍼스까지 거리가 멀어 힘든 것은 많은 연세대 학생들이 인정하는 것이기에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세를 끊는 행위 ‘금연’ (2006년)

연세를 끊는 행위 ‘금연’ (2006년)본교생에게 ‘금연’이 ‘흡연을 끊는 행위’라는 뜻으로만 통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고연제 기간 동안 ‘금연’은 ‘연세를 끊는 행위’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방송고연제에서 시작된 ‘금연’ 패러디는 연세를 끊고 싶은 본교생들의 마음을 신선하게 표현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고대인의 자긍심 고취 ‘빨파’ (2008년)

고대인의 자긍심 고취 ‘빨파’ (2008년)제31회 방송제에서 방영된 ‘빨파’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빨강색과 파랑색의 조합에서 늘 빨간색이 위에 있고 파란색이 밑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영상이다. 라이터 불의 1390℃ 빨간불과 480℃ 파란불, 후레쉬맨의 빨간색 옷을 입은 대장과 파랑색 옷을 입은 졸개, 태극 문양에서 빨간색이 파란색 보다 위에 있는 모습 등이 등장한다. 고대인이 가진 더 뜨거운 열정, 더 용감한 기개, 더 높은 긍지를 표현하며 자긍심을 고취시킨다. 파란 하늘이 노을로 인해 빨강색으로 뒤덮이는 영상의 마지막 장면은 고대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신선규(문과대 국문06) 씨는 “연세대에 대한 큰 비방 없이 연세대가 확실히 우리보다 밑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끔 했다”며 “20초 정도의 짧은 영상이었는데도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줬다”고 말했다.

 

우리가 만들어준 연세대 교호 “아라치! 아라쵸!” (2008년)

우리가 만들어준 연세대 교호 “아라치! 아라쵸!” (2008년)애니메이션 <정글북>의 패러디물로 정글 소년 모글리가 등장, 대머리 독수리 연새(鳥)에게 응원가를 가르친다. 모글리의 귀여운 지휘에 맞춰 <석탑>과 <뱃노래>를 배우고 있던 연새들. 갑자기 무서운 호랑이가 나타나 교호를 가르쳐준다며 “잘 따라해봐. 알았지? 알았죠?”라고 말하니 겁을 먹고 도망친 연새들의 교호가 “아라치! 아라쵸?”가 됐다는 전설이다. 박현정(문과대 불문07) 씨는 “연세대의 교호를 재치있게 패러디했다”며 “경기장에서 방영했을 때 본교생들이 영상에 맞춰 <석탑>과 <뱃노래>를 다함께 따라 불러 감동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YBS

연대뉴우스 (2007년)

연대뉴우스 (2007년)제30회 방송제부터 등장한 ‘연대뉴우스’는 이후 매년 방송제를 장식하는 YBS 영상의 대표격으로 성장했다. 뉴스 영상을 편집해 본교와 본교생을 놀리는 내용을 담는다. 이은솔(연세대 건축10) 씨는 “뉴스에 등장하는 아나운서나 정치인들이 진지한 태도로 고려대에 관한 비판을 전달하는 것이 신선한 웃음을 줬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연대뉴우스’에선 김연아(사범대 체교09) 선수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쪽팔려”, “그냥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한 부분을 “(고려대)쪽팔려”“(고려대)나가고 싶어”로 패러디해 연세대 학생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고대바보 (2008년)

고대바보 (2008년)‘고대생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고대바보’ 영상에는 연세대 학생, 중∙고등학생, 외국인 등이 무더기로 등장해 입을 모아 “고대바보”라고 비웃으며 약을 올린다. 당시 유행하는 영화, 드라마, 광고를 단순 패러디하는 것에서 벗어나 신선했다는 평을 받았다. 정혜진(연세대 경영09) 씨는 “단순하고 귀여운 영상과 무거운 주제가 아닌 단순한 놀림이 학생들 마음에 더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고대남자라니?!” (2010년)

“내가 고대남자라니?!” (2010년)드라마 <야인시대>의 심영이 병원 침대에 누워 “내가 고자라니?!”라고 분노하는 모습을 패러디한 영상이다. “너무 유명한 영상이라 식상하다” 혹은 “도를 지나친 비속어 사용 아니냐”는 본교생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눈길을 끌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당시 고대생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는 ‘내가 고대남자라니 영상,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라는 게시글이 속속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고대카드 (2010년)

고대카드 (2010년)카드CF를 패러디한 ‘고대카드’ SPOT은 “고대카드는 세상 처음으로~”로 시작해 당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본교의 사건들을 다뤘다. 고려대 ‘연고전 심판매수’, 이기수 총장 ‘등록금 싸다’ 발언, ‘고려대 김연아를 낳았다’ 등을 지적하며 ‘개념이 없다’고 조롱했다. 전영준(연세대 건축공학과06) 씨는 “자극적이고 이목이 주목된 소재를 사용해 큰 웃음을 줬지만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돼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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