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응원곡. 고려대만의 개성이기도 한 응원곡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Forever> <We are the KU>와 같은 ‘내가 제일 잘나가 형’, 두 번째로 <들어라 보아라 그리고 기억하라> <지야의 함성>과 같은 ‘선수 독려 형’ 그리고 <뱃노래> <블루몬스터> 같은 ‘연세대 놀림 형’.

이 같은 레퍼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하기 위해 이달 초에 응원단의 신곡 발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고연가 고대를 사랑하라> <고연가 고대를 노래하라> <막걸리나> <어디고> <야야야>의 5곡을 선보였다. 발표가 끝난 후 선호도 조사에서 <막걸리나>가 1위로 선정됐다.

1996년의 세계적인 히트곡 <마카레나(Macarena)>에서 따온 이 곡이 호응을 얻은 건 당연하다. 헌데 가사를 살펴보면 왠지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이 곡의 1절 가사는 이렇다. ‘맥주 먹고 취했구나 연대생이구나/술 취하니 개념 없는 연대생이구나/애미애비 몰라보는 연대생이구나’. ‘낮술은 애미애비도 못 알아본다’는 말도 있다지만 연세대 학생들에겐 웃고 넘어갈 수준을 넘어선다. 이에 비하면 <세타령>의 가사 ‘고연전도 모르는 연세가 문제’나 연세대 응원곡 <Woo>의 가사 ‘고대 Shake it’는 같이 듣고도 웃을만하다. 냉정하게 따져서 술의 폐해가 학교를 가릴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이번 주 중에 양교의 합동 오리엔테이션이 있다. 이 자리에서 연대생들이 <막걸리나>를 고대생과 함께 즐길 수 있을까. 정기전의 목적은 애교심을 고양하고 양교의 친목도모다. 이러한 목적이 달성되려면 행사의 여러 주체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임새인 ‘왜 불러’ 대신 학생들이 욕설을 해서 봉인된 응원곡 <꼬마야>의 전례가 떠오른다. 응원단 차원에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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