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치~즈”

8월 29일 오후 4시 50분, 생명대 서관 앞에 77명의 대학원생이 모였다. 생명대에서 경비로 일한 류증하(남․71세) 씨의 정년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생명대 대학원 학생들이 깜짝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이를 전혀 알지 못했던 류 씨는 “학생들이 꽃다발과 편지 등을 직접 준비하고 나를 위해 그 많은 학생들이 모여 줬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며 학생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12년 동안 생명대 동관과 서관에서 경비로 일했다. 창문을 깨고 절도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고, 연구실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이 10여 년의 근무 기간 중에 있었다. 그는 “24시간 근무 체제로 밤늦은 시간에도 건물을 지키는 것은 고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을 아끼며 진심으로 일했다. 생과대 학사지원부의 한 직원은 “아저씨는 항상 밝고 긍정적인 자세로 성실히 근무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학부생, 대학원생, 학교 직원들과 농담도 주고받는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짧은 인터뷰 중에도 퇴임한 그에게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는 재직 당시를 회상하며 “어떤 학생은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손까지 흔들면서 인사하고 심지어 외국인 학생과도 인사를 나눴다”며 미소를 지었다.

생명대에서만 12년을 근무한 그는 생명대 학생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한 학생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찾아오기도 했다. 또, 학부생이 인턴,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을 마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그 때도 “이제 박사님인데 말을 높여야 되는 것 아니냐”며 학생에게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퇴임 후, 운동과 등산을 하며 지낸다는 그는 나이에 비해 훨씬 젊고 건강해 보였다. “학생과 오랜 시간 친하게 지내다 보니 늙지도 않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도 학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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