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나운서, 성우, 쇼핑호스트 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좋은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일반인과 대학생에게도 번져나가고 있다.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올바른 발성법과 발음법에 대한 고민과 궁금증을 넘어 ‘좋은 목소리’를 갖고 싶어하는 대학생도 늘었다. 좋은 목소리란 어떤 것일까.  

목소리에 대한 관심
스피치 학원에 목소리 트레이닝을 받고자 찾아오는 사람 중 반 이상은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다. 특히 방학 기간에는 수강생의 대부분을 대학생이 차지한다. ‘라온제나 스피치솔루션’ 임유정 대표는 “기업 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좋은 목소리,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에 대한 강연 신청이 쇄도한다”며 “외모 뿐 아니라 말을 통해 전달되는 이미지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중에는 목소리가 입사면접에 적절치 않아 목소리 트레이닝을 받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 교정을 위해 학원을 찾은 이혜수(여·25세) 씨는 “입사 지원을 하면 서류는 모두 통과되는데 면접에서 항상 고배를 마셔야 했다”며 “아이 같은 목소리와 부정확한 발음이 면접관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목소리란
좋은 목소리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지만 듣기 좋은 목소리는 존재한다.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우지은 대표는 “일반적으로 중저음의 목소리에 듣는 사람이 안정감을 느끼고 올바른 억양과 정확한 발음의 목소리는 지적인 느낌을 준다”며 “공명이 잘 돼서 울림이 풍부한 목소리는 신뢰감을 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좋은 목소리는 취향, 세대에 따라 다르고 사회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한국 사회에선 연예인 한석규, 이선균, 아나운서의 목소리 같이 낮고 울리는 목소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목소리 바꿀 수 있나
목소리의 변화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성대의 길이나 구조가 일반인과 다른 경우 주사나 물리적인 시술을 통해 성대를 조정할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성대만 바꾼다고 해서 목소리가 완전히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발성습관까지 달라져야 목소리가 변한다”고 말했다.

백미숙(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는 공명이 있는 목소리를 가지는 것은 어렵더라도 정확한 발음, 리듬이 있는 발성 연습을 통해 신뢰감 있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도올 김용옥 선생은 쇳소리처럼 들리는 좋지 않은 목소리를 가졌지만 비교적 정확한 발음과 리듬감 있는 발성으로 전달력이 강하고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  

목소리 중요한가
목소리는 오랜 시간 형성 돼 만들어진 것으로 말하는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는다. 예를 들어 얼굴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전화통화 만으로도 성별, 연령, 체격, 건강상태, 기분, 성격, 출신지, 지식이나 교양의 정도 등을 유추할 수 있다. 우지은 씨는 “목소리가 주는 이미지가 사람의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를 하는 상황에선 발표자의 목소리에 따라 청중의 집중도와 전달력이 달라질 수 있다. 우지은 씨는 “어떤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청중 집중도가 달라진다”며 “자신감 있는 목소리는 초기 집중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백미숙 교수는 “목소리는 많은 청중에게 신뢰감과 진정성을 전달하는 매개”라며 “발표의 내용이 좋더라도 성량이 작거나 떨리는 목소리 때문에 전달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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