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학입시 수시모집이 시작되었다. 올 봄, 11학번 새내기들에 신기해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학번 안암 호랑이를 모집한다. 내가 속한 SPORTS KU의 기자들은 매년 수시모집기간이 되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결과를 기다린다. 바로 이 수시모집의 특별전형 중 하나인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해 5개부를 비롯한 개인종목 학생선수들이 선발되기 때문이다.

대입 수험생들이 본교에 입학하는 것이 쉽지 않듯이, 운동을 통해 스포츠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 또한 매우 힘들다. 힘들게 들어온 학교이기에, 본교 선수들은 ‘고려대’란 이름 석 자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부심과 달리 최근 10년간 고교 학생선수의 대학입학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본교를 비롯한 스포츠 명문대학들 또한 그렇다. 구기종목 중 농구 배구와 같은 경우는 대학을 거쳐야 프로에 갈 수 있기에 진학률이 유지되지만, 다른 구기 종목, 특히 야구의 경우 해가 지날수록 대학 진학률이 낮아지고 있다.

야구는 최근 600만 관중을 넘어설 만큼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거듭났지만, 그 인기가 프로에 편중되면서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에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은 ‘어차피 최종 목표는 프로’라는 생각에 대학 입학을 포기한 채, 각 구단의 신고선수 혹은 상무나 경찰청 선수로 들어가려고 한다. 물론 목표가 프로야구 선수이고, 프로선수로서 경험을 일찍 시작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대학생활은 프로의 생활에서 얻을 수 없는 또 다른 기회와 경험을 제공한다. 대학생활은 다양한 친구들과의 교류의 장을 만들어준다. 학생선수는 교양수업을 통해 기초 지식을 쌓고, 전공 수업을 통해 프로선수 이후의 삶에 대해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 또한 대학리그 출전을 통해 실력을 향상 시킬 수도 있다. 현재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삼성의  ‘오승환’ 역시 대학에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며 프로의 기회를 잡았다. "대학 진학은 4년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대학에 가면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연구할 수 있다" 2010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번으로 넥센에 뽑힌 동의대 출신 윤지웅의 말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학생선수들이 받는 대학수업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 운동선수가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죽도 밥도 안 되는 꼴’이라고 폄하하기도 하며, 공부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시하기도 한다. 스스로도 현재 한국 대학의 운동부 대상 커리큘럼과 학습 관리, 학교생활 적응지원 등등이 많은 부분들이 아직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제도적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다. 한국야구의 전설 양준혁은 자신의 대학생활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다. 나도 대학시절 공부와 야구 모두를 잘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구’라는 토끼는 잘 알아도, ‘공부’라는 토끼는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랐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어도, 최소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아야 할 게 아닌가. 그래야 후회가 없지 않나”
SPORTS KU 권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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