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진(미디어05) 씨
신경민 논설위원은 소탈하고 부드러웠지만 그가 20대에게 던지는 메시지들은 날카롭고 묵직했다. 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현실을 교재로 삼고 강해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려대 학생들이 학벌주의에 빠지지 말 것을 경고했다. 대학이란 울타리 안에 갇혀 주어진 약간의 기득권이라도 포기하지 않으려했던 내겐 따끔한 충고였다. 그는 주류 언론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미디어환경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미디어학부 학생으로서 미디어와 저널리즘에 대해 공부했지만, 책으로만 배우던 이론은 분명 한계가 있었다. 30년 넘게 기자와 앵커생활을 한 그에게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공부했던 지식들의 깊이를 더하는 시간이었다.

전상현(문과대 중문08) 씨
신경민 논설위원에게 다각도로 묻고 답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언론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셨던 분이다 보니 언론과 매체에 대한 이야기가 다수였지만 그 안에는 분명 20대에게 조언을 하는 어른의 메시지도 있었고, 지식인의 우려도 있었고, 전 앵커로서의 소감도 있었다. 이야기가 어느 한 지점에서만 맴돌지 않은 이유는 그 만큼 그 자리에서 소통이 잘된 덕이라고 본다. 젊은이의 고민에 대해 젊은이들의 탓으로만 돌리지 않고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한국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크다’고 위로해주었을 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모든 불안과 불행의 끝을 따라 가다보면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과 만난다는 견해에도 크게 공감했다. 우는 소리를 하는 젊은이들이 울게끔 하는 구조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김지수(정경대 정경학부11) 씨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하지 않아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 매일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이 있는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이 많지만 저의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뉴스를 보던 내 귀에 꽂힌 신경민 논설위원의 클로징 멘트. 자신을 그만두게 하는 외부의 ‘압력’에 다시 자신만의 ‘압력’을 가하는 신 위원의 멘트는 대학 입학 후 내 문제에만 바빠, 사회에 대해 눈과 귀, 그리고 입을 닫고 살던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그래서 신경민 논설위원과의 ‘멘토와의 대화’를 서슴없이 신청했다. 신 위원과의 대화는 ‘양심 있는 대한민국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흐릿하게만 보였던 내 인생 길에 뚜렷한 이정표를 제시해줬다. 끝없이 현실과 치열하게 대면하면서 동시에 나의 의견이 아집이 되지 않게 해 줄 ‘Intellectual Sparring Partner’를 찾는 것은 스스로에게 부여한 대한민국 20대로서 꼭 해야 할 숙제가 됐다.

신희민(정경대 경제08)
언론인으로서의 모습보단 신경민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경민 논설위원이 마치 자식과 대화하듯 친근하게 다가와 그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어떤 학생시절을 보냈고,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이며, 어떤 대인관계를 만들어야하는지, 언론인이란 직업과 그 안에서의 갈등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신경민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소신에 대한 확신을 보이면서도 항상 부족을 인정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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