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부터 2011학년도 2학기 학부수강소감설문(수강설문)이 시작됐다. 수강설문은 강의의 질 제고와 교수업적평가의 한 항목인 교육업적평가를 위해 2004년부터 시행해 온 제도다. 학적수업지원팀은 수강설문 점수를 합산해 매학기 석탑강의상 수상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수강설문의 문항지에 모호한 표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먼저 ‘강의운영의 체계성 및 수업 준비도’를 확인하는 항목에서 ‘강의계획서에 따라 매 차시 수업이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진행되었는가’라는 문항이다. 강의계획서는 학생에게 미리 교수의 수업 내용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는 교수의 재량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운영의 체계성과 수업 준비도를 평가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이에 대해 박세민(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정해진 차시대로 강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매시간 수강생에게 다음 시간 강의내용이 무엇이고 중간 중간 향후 계획이 전달되고 있다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항목에서 ‘휴강을 한 경우에 보강이 이루어졌는가’ 항목에서는 답하는 형식이 불명확하다. 휴강에 대한 보강의 여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다. 제갈준(경영대 경영08) 씨는 “강의평가를 할 때마다 어떤 기준으로 답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과 교수 간의 합의로 보강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강의내용의 충실도’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담당교수가 해당과목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였는가’에 관한 문항도 문제다. 강의 특성에 따라 관련 자료가 필요한 경우와 불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우봉(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강의의 종류는 이론위주의 강의, 텍스트 해석위주의 강의, 실용적 성격이 강한 강의 등 다양하다”라고 말했다. 박세민 교수는 “교수 본인이 유인물을 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경우에만 적용 가능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모호한 문항 문제 외에도 수강설문에 응하는 학생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본교는 이번 학기부터 수강설문 실시 전 팝업 메시지를 띠워 ‘수강설문 시 품위에 걸맞게 예의를 지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우봉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이 듣는 수업의 특성에 맞는 수강설문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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