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강한 남자라면 책임져야 할 국방의 의무를 남들과는 다르게 마친 사람이 있다. 외교통상부 산하기관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와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해외근무를 떠난 사람들이다. 2년 동안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해외근무를 하고 돌아와 <낯선 땅에 꿈을 심다>를 펴낸 최승백(정통대 컴퓨터통신06) 씨를 만났다.

최 씨는 2009년 6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르완다의 세인트 빈센트 여중·고등학교에서 컴퓨터교사로 근무했다. 르완다에서 컴퓨터는 귀했고 수업시간에 한 대의 컴퓨터로 여러 명의 학생이 실습해야 했다. 처음에는 수업시간이 산만해지고 일부 학생은 제대로 따라오지 못했다. 그가 학생들에게 이론을 먼저 가르친 후 실습을 진행하자 산만했던 수업분위기가 달라졌고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모두가 배울 수 있어야 하기에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위한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근무보다 힘든 것은 르완다에서의 일상생활이었다. 르완다에 도착해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이질에 걸렸다. 고열과 복통에 시달렸지만 르완다어와 현지상황을 몰라 병원도 가지 못했다. 회복할 때까지 견뎌낼 수밖에 없었다. 점차 르완다에 적응해가면서 2년의 시간은 그에게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감이 됐다. 낯선 곳에서 홀로 집을 구하고 급여 통장을 만들면서 문화는 달라도 사람이 사는 곳은 다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 “르완다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공통점을 찾아야 했죠. 다른 나라에 적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 사진 | 손유정 기자 fluff@

르완다에서 시작된 인연은 한국에 온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한 중년부인의 아들이 한국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연이 닿은 것이다. 최 씨는 당시 유학준비생인 하비마나에게 한국친구를 소개해주고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가르쳤다. 지금 하비마나는 경희대에서 유학 중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비마나한테 연락이 왔어요. 아직 만나진 못했지만 SNS로 계속 연락하고 있어요”

최 씨는 이러한 경험을 알리기 위해 KOICA 동기 3명과 <낯선 땅에 꿈을 심다>를 펴냈다. 책에는 KOICA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르완다 적응기와 다른 나라에서 근무했던 동기 3명의 경험과 노력이 녹아있다. “2년 동안 색다른 경험을 했고 컴퓨터라는 과목으로 르완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는 계기가 됐습니다” 더불어 KOICA 해외봉사단에 대한 정보도 담았다. “KOICA 해외근무를 준비하는 동안 정보가 없어 많이 힘들었어요. 후배들은 좀 더 쉽게 KOICA를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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