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의 편집자 김정현(국어국문학과 00학번) 씨와 출판사와 편집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5년차 편집자라는 그녀에게 좀 더 출판계로 진로를 생각하는 대학생과 가까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열린책들’에서 하고 있는 일은
“영미문학팀에서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열린책들’은 해외문학 번역작품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해외 작품을 들여오는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도서전에 가면 출판사마다 책을 소개하는데 거기에서 선별하기도 하고, 아마존 같은 데서 신간 목록을 보고 선별하기도 합니다. 주로 에이전시에서 보낸 뉴스레터에서 책 소개를 보고 계약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작품을 결정하고 계약하면 번역가를 찾아서 맡기는 일도 편집자의 일입니다. 비록 번역을 하진 않지만 편집을 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읽을 수 있는 외국어 실력이 필요해요.”

대학에서 배운 것 중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편집자는 책 안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과 이야기를 접하는 만큼 배경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잘못된 것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거든요. 대학 때 들었던 전공수업뿐만 아니라 교양수업에서 배운 지식들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어떤 것이든 많이 경험하고 수업을 열심히 들으세요.”

편집을 하면서 힘들었던 때는
“3년쯤 되었을 때 일명 ‘직장인 사춘기’라는 게 왔었어요.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해야 하나,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불안감이 생겼었죠. 계속 일을 하면서 극복이 됐지요. 업무적으로는, 제가 만들었던 책 중에 바코드가 잘못 들어간 책이 있었어요. 디자이너가 바코드 모양을 잘못 넣었는데 바코드 모양은 쉽게 알 수가 없다보니 미처 몰랐던 거죠. 다행히 책이 나가기 전이라 일일이 스티커를 붙여서 내보냈습니다. 당연히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 데서 실수가 생기는 것 같아요.”

출판사는 급여가 적다고 하는데
“많지는 않지만 그렇게 생각만큼 엄청 적지는 않아요(웃음). 출판사가 워낙 많고 규모도 다양하다보니 회사마다 다 다릅니다. ‘열린책들’ 자체는 좀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편집자로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열린책들’은 국내 기획 비중이 큰 편은 아니지만 이전에 근무했던 출판사에서는 국내 기획 비중이 커서 기획에 대한 압박이 좀 있었어요. 그 때 들었던 이야기가 시사 교양 프로그램도 다 챙겨보고 트렌드에도 민감해져야 한다는 거였어요. 거리를 지나치다 밴드 공연을 봐도 거기에서 나온 이야기가 책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항상 많은 것을 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출판사 취업에 위해서는
“출판사들이 구조가 넉넉하지 않다 보니 신입을 뽑아 교육 시키는 일이 어려워요. 그래서 경력이나 경험을 더 중요하고 크게 쳐주는 편입니다. 출판사에서 일한 경력이 없어도 비슷한 일의 경험이 많고 해결할 역량이 있다면 괜찮습니다. 또는 의외로 너무 형편이 안 좋아서 경력자를 뽑기가 힘든 작은 출판사도 많이 있기 때문에 힘은 들겠지만 작은 회사에서 시작하는 길도 있어요. 그리고 출판계는 이직이 많은 편이에요. 대개 한 회사에서 3년 정도 근무하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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