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홍승목 씨
과열되는 경쟁 사회 속에서 전통문화 회복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전통문화행사기획 ‘뭉치’ 홍승목(농학과 83학번) 대표는 오늘도 신명나게 한 판 어우러지는 세상을 그린다. 뭉치는 전통놀이와 의례를 연구·복원하고 전통문화를 누구나 쉽게 접하도록 전통문화행사 참여의 장을 열고 있다.

홍승목 대표가 뭉치를 운영하게 된 것엔 본교 재학 시절 활동했던 농악대의 영향이 컸다. 무엇보다 1983년도 5월 대동제 때 농악대가 영상줄다리기 행사를 주관했던 기억이 뭉치의 시초이자 원동력이 됐다. 독재와 억압의 시대, 숨겨왔던 대학생의 폭발력은 영산줄다리기를 통해 결집돼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농악대는 본교가 거의 유일했어요. 대동제 사건으로 농악대의 인기가 높아지자 다른 대학까지 가서 농악을 가르치곤 했죠”

‘제대로 배운 농민’이 되고자 했던 홍승목 대표는 전통문화를 사회에 확산시키기로 마음먹었다. 2학년 말 농과대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그는 농과대에 문화부를 설치해 풍물패를 만들었고 이것이 점점 퍼져 단과대마다 풍물패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가 만들었던 농과대 풍물패는 현재 애기능동아리연합 소속 동아리다. 홍 대표는 지금도 애기능 동아리 박람회 기간이면 학교를 방문해 후배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빌려주곤 한다. “후배들이 계속해 풍물패의 정신을 이어 활동하는 것을 보면 참 대견하다는 마음이 들어요. 풍물패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삶의 큰 힘이에요”

홍승목 대표는 대학가에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와 공동체 의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1983년에 했던 그 영산줄다리기를 재작년 대동제에서도 한 적이 있었어요. 줄을 꼬는 사람들 대부분이 영산에서 온 노인들일 정도로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했어요” 40명을 훌쩍 넘게 가입하던 풍물패가 이제는 10명도 채 가입하지 않아 걱정이라는 후배의 말이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고대가 있는 한 풍물패는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고대답고, 공동체적인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이죠”

홍승목 대표는 “일상에서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구현하고 너와 나를 넘어 운명공동체적인 유대감을 이뤄나가는 것이 뭉치를 운영해 나가는 신념이자 사명감”이라고 말한다.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홍 씨의 노력이 있어 각박한 세상은 아직 온기를 잃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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