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24학점에 평점 4.39. 이번 7학기를 끝으로 조기졸업을 하는 송지훈(보과대 생체의공 09) 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공부를 위해 포기한 것이 많았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평소에 하는 일이 강의 교재를 읽고 그 날 그 날 진도를 공부하는 건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오히려 동아리도 3개 했고 2학년 땐 과대표도 했었다. 1학년 때부터 사귄 여자 친구도 있다. 연구실도 열심히 나갔고 이번에 SCI(Science Citation Index) 논문도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외활동으로는 조직공학 관련 회사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CEO에게 멘토링을 받았고 공부방 봉사활동 등을 하기도 했다”

-공부습관이 있을 거 같다
“일주일을 기본 단위로 생각했다. 대부분 그 날 배운 내용은 모두 그 날 바로 2~3시간 정도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루, 이틀을 지키지 못할 경우 주말에 보충하는 식으로 일주일 주기를 철저히 지켰다. 시험 일주일 전에는 하루에 한 과목씩 목차 위주로 요약하면서 총정리를 했다. 1학년 땐 필기를 빠짐없이 정리했는데 1학년 겨울방학부터 연구실 생활도 병행하다 보니 필기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교수님이 강조하신 거나 언급한 부분만 교과서나 PPT에 표시해두고 수업을 집중해서 들었다”


-더 구체적인 방식을 말해줄 수 있나
“카메라 렌즈의 줌인, 줌아웃을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유기화학에서 키랄 탄소를 공부한다고 하면 먼저 키랄 탄소에 집중한다. 그것만 하고 바로 책을 덮는 게 아니라 이게 유기화학 어느 챕터에 어느 부분에 있는 키랄 탄소인지 확인하고 덮어야 잘 안 잊어버린다. 키랄 탄소를 줌인한 다음 줌아웃해서 유기화학에서 키랄 탄소가 갖는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면 그것에만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실험을 하다 공부를 하면 공부가 잘 안 된다. 공부하는 와중에 잡생각을 하면 앉아있어도 공부를 하는 게 아니고 나중에 남지도 않는다. 책 <몰입>을 보면, 뇌는 떠오르는 생각을 생각하려는 욕망이 있다고 한다. 억지로 그 생각을 누를수록 그 생각이 더 난다는 것이다. 그 뒤로 딴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장에 적기로 했다. 실험실에서 있던 일, 여자 친구와 싸운 일 등 다 적어 놓고 ‘공부 끝나고 30분 생각’ 이렇게 적어놓는다. 그럼 일종의 보상기전이랄까, 30분 동안 생각할 기회가 있다는 걸 아니까 뇌가 안심을 해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수강 신청에도 기준이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해야 학점도 잘 받는다고 생각한다. 꿈이 조직공학적으로 인공장기를 만드는 것이라 자연스럽게 해부학이나 생리학, 세포생물학 등으로 관심이 옮겨갔다. 이렇듯 관심 있는 과목 위주로 수업을 들었더니 재미가 있었고 학점은 따라왔다. 굳이 학점을 잘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진짜 ‘내가 배운다’는 전제 아래 공부했다. 인문계 교양 과목도 흥미 위주로 선택했다. 신문을 보는데 경제학 용어 때문에 경제면을 제대로 못 보는 게 답답해서 경제학개론을 수강했다. 교과서를 읽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경제학과인 동생한테 끊임없이 질문했다.

어쩔 수 없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하는 과목은 교수님이 강의에서 학생에게 요구하는 걸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강의계획서에 제시된 평가 방법을 보고 교수님이 시험에 비중을 많이 두시면 레포트보다 시험에 집중하고 시험이 변별력이 없으면 시험공부를 최소한만 하고 레포트에 정성을 쏟았다. 그래도 인문계 과목은 B+를 받았다. 확실히 한계가 있긴 한가보다(웃음)”

-스스로 부족하다고 면이 있다면
“서술하는 문제에 약하다고 생각해 한 교수님께 조언을 구했었다. 교수님께선 “중학생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최고의 서술”이라고 하시더라. 어려운 말을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논리적 비약이 없어야 좋은 글이라는 말씀이셨다. 그때부터 정말 중학생에게 설명한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글을 썼고 지금은 많이 극복할 수 있었다”

-학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예전에는 학점이 나의 성실성을 증명하는 척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학점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학점 자체보다 내실이 중요하다. 물론 내실 키우는 것과 학점이 0.7 정도의 상관계수로 상관관계는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흥미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내실을 키울 것이고 이는 학점에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인터뷰 | 방미희 기자 c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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