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만화 부문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춘앵전>.  <천일야화>와 <춘앵전>의 만화 스토리 작가 전진석 씨를 만났다. 만화를 주업으로 하지만, 만화뿐만 아니라 게임, 영화, 뮤지컬 등 스토리가 필요한 모든 서사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전진석 씨. 최근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스토리 자문을 맡으며 스토리 컨설턴트라는 이름을 새로 얻게 됐다. 전 씨를 만나 만화 스토리텔링에 대해 들어보았다.

-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의 분업이 최근 많이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도 스토리 작가는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에는 스토리 작가라는 개념이 없었고 이름도 함께 올라오지 않아서 저작권자로서의 자격을 갖지 못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스토리 작가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지금은 당연히 스토리 작가도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갖는다. 수익 분배에 대한 부분은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가 합의하기 나름이다. 둘 중 누가 더 영향력이 있는지, 기획의 중심이 스토리인지 그림인지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동등하게 갈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많이 다르다”

▲ 사진 | 조은지 기자 linea@

- 만화의 스토리 제작 과정을 설명한다면
“일단 기획에 들어가면 대상 소비자를 고려한다. 예를 들어 웹툰이라면 어느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는지, 그 포털 사이트 주이용자의 연령이 어떤지 등을 고려해 콘텐츠 소비자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맞춰 소재를 개발하고 구상, 집필 과정을 거쳐 하나의 기획을 만든다. 물론 기획을 먼저 하고 그에 맞춰 대상 소비자를 선정하기도 한다. 연재에 들어가게 되면 콘티를 짜서 그림 작가에게 보내는 일까지 하는데 이는 시나리오 작가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콘티에는 연출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이다”

- 만화 스토리텔링에서 주로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만화나 웹툰의 경우 잡지나 포털 사이트에 연재를 하게 되는데, 웹툰의 경우 비교적 짧은 컷에 끊어지고 다음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토리를 탄탄히 세우도록 고려해야 한다. 매화 흥미진진해야 다음 화를 보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다루는 대부분의 매체가 마찬가지겠지만 다음 화로 사람들을 이끄는 요소들을 주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한 만화나 웹툰은 페이지와 스크롤 내에 칸이 존재한다. 이에 칸의 단절과 연속을 어떻게 연출할지 고민해야 한다”

- 많은 분야 중에 만화 스토리를 주로 다루는 이유가 있나
“만화가 시각 매체 중 가장 저예산 매체이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 쪽도 공부했지만 거대 자본의 제약을 받는 이들 분야에 비해 저예산이며 참여 스텝도 적은 만화는 자유로운 창작의 여지가 비교적 많다. 또한 실패를 하더라도 적은 타격을 입는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 실패했을 시 작가 수명이 끝날 위험도 높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화는 소설과 같이 텍스트로만 이뤄진 것보단 비교적 다른 영상매체로의 전이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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