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혁 경영대 교수·경영학과
17세기 프랑스의 유명한 수학자, 과학자,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블레즈 빠스깔 (Blaise PASCAL, 1623~1662)은 자신이 왜 신을 믿어야 되는 지에 대하여 확률 이론을 적용하여 신을 믿는 것의 결과가 좋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을 하였다. 이를 빠스칼의 도박(le pari de Pascal, Pascal’s wager)이라고 부른다.

신이 존재

신이 존재 않음

신을 믿음

-b+¥

-b

신을 믿지 않음

+b-¥

+b



사람이 살아생전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이 존재하는 지는 죽어 봐야 알게 되고 그 확률을 p라고 한다면 사람이 신을 믿을 경우 살아생전 신이 요구하는 (천국에 갈 수 있는) 기준을 맞추기 위하여 자신의 쾌락을 추구하지 못해 잃는 보상을 b라고 할 때 (반면 신을 믿지 않을 경우 b 만큼의 보상을 얻음) 신을 믿었을 경우 신이 존재한다면 그 보상은 천국에 갈 수 있어 무한대가 되고 (-b+¥), 반면 신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손실은 살아생전 즐기지 못한 –b가 되게 된다. 반면 신을 믿지 않는 경우 신이 존재한다면 지옥에 떨어서 받는 고통은 마이너스 무한대가 되기 때문에 살아생전 좀 즐겨도 (+b만큼) 큰 도움이 되지가 않는다. 즉 신이 존재할 확률(p)이 아주 작더라도 0이 아니라면 신을 믿는 것의 결과가 훨씬 좋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여기서 빠스칼이 놓친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며 즐기는 혜택의 성격이다. 이는 한번 죽으면 다시는 맛 볼 수 없는 불가역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생을 제대로만 즐길 수 있다면 그 크기 또한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적성 평가

서류 평가

대학 생활 향유

+b+a

+b

취업 준비 집중

-b+a

-b+a



이를 대학생활에 비유를 하자면 취업이라는 목표에 집착하여 많은 것을 희생해 가며 (전공 심화 및 다양한 타 전공 수강, 취미 동아리 활동, 장기 여행, 사회봉사 등 다양한 경험, 연애 등) 대학 생활을 하는 경우와 이와 같은 자유를 즐기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는 대학 생활을 하는 경우로 나누어 보고, 졸업 후 회사의 채용 기준을 소위 말하는 스펙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경우(서류평가)와 개인의 다양한 능력과 경험을 평가하는 경우(적성평가)로 나누어 본다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까? (b는 대학 생활 향유로 얻을 수 있는 혜택, a는 취업 시 얻는 혜택)

얼핏 보았을 때 두 선택의 결과 (대학 생활 향유 +b+p*a vs. 취업 준비 집중 –b+a) 회사가 채용 기준을 적용하는 지 확률에 영향을 받을 것 같지만 (적성 평가 확률을 p로 할 경우 대학 생활 향유의 경우 p * (+b+a) + (1-p) * b = +b+p* a 취업 준비 집중의 경우 p * (-b+a) + (1-p) * (-b+a) = -b+a ) 대학 생활을 향유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는 경험하기 힘든 불가역적이라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치 천국에 갔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처럼) 취업 시 적성 평가를 하는 기업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대학 생활을 향유하는 선택의 결과가 더 크게 된다.

취업에 성공하여 받을 수 있는 제한적인 혜택 (a)를 위하여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많은 것을 희생하며 취업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한번 돌이켜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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