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은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특이한 예술가였습니다. 현실과 환상의 괴리에서 허우적대던 슈만의 머릿속에는 항상 꿈과 환상과 시가 가득했습니다. 슈만이 좋아한 책은 주로 이상한 가면을 쓴 사람, 모습이 기괴하게 변하는 사람, 연인과의 이별을 죽음으로 거부하는 사람이 나오는 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슈만을 낭만주의자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슈만은 정신 병원에서 회색빛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슈만이 겪었던 정신 착란, 우울증은 어머니로부터 기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슈만의 어머니는 우울함에 자주 빠지는 성격이었는데 슈만이 무언가를 하려고만 하면 안락의자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발생한 슈만의 우울증은 정신병으로 악화됩니다.

슈만은 마흔 살이 되어 처음으로 뒤셀도르프 관현악단과 합창단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슈만은 작품을 지휘하다가 중간에 공상에 빠져 음악이 멈추는 일이 잦았습니다. 또 호른 주자에게 신호를 주지 않아서 연주자가 연주를 하지 못했는데, 슈만은 호른 소리가 너무 작다고 꾸짖기도 했습니다. 음악 감독이 된 이후로는 귀족들과 만나는 일이 많아졌는데, 슈만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을 어려워했고, 누군가 슈만에게 말을 거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해 휘파람을 불 듯 입술을 오므린 채 가만히 앉아 있곤 했습니다.

슈만은 클라라와 싸우다가 클라라에게 받은 약혼반지를 라인 강에 던지고 자신도 따라 몸을 던지겠다고 위협하고 그 일을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어부들이 와서 슈만을 건져냅니다. 어부들은 사육제 인파를 뚫으며 다시 자살을 시도하려는 슈만을 끌고 집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이후 슈만은 ‘사육제’라는 피아노곡을 작곡하게 되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쁨에 넘치는 피아노곡입니다.

집에 돌아온 슈만은 조금씩 안정을 찾았고, 천사의 선율을 바탕으로 변주곡을 완성해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슈만은 자신의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에 가기로 결정합니다. 클라라는 자신을 두고 떠나지 말라고 간절히 부탁을 하지만 슈만은 병을 고쳐서 돌아오겠노라고 말을 하면서 자신은 떠나야 한다고 붙잡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슈만은 다시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정신병원에서 입원 2년 반 만에 제자인 브람스와 클라라를 보고서 그 다음 날 쓸쓸하게 홀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신재웅(법과대 법학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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