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싶어하고, 또, 선택옵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한다. 예를 들어보자. 여러분이 잼(jam)을 구입하고 싶은데, 집에서 똑 같은 거리에 6개의 다른 잼을 파는 가게와 30개의 다른 잼을 파는 가게가 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가게를 선택할까? 또, 한 가게는 가격이 조금 비싼 대신, 잼을 집에 가서 먹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경우,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다른 가게는 가격이 조금 싼 대신, 그런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어떤 가게를 선택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30개의 잼을 파는 가게를 선호하고, 또, 조금의 추가비용을 미리 지불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꿀 수 있는 가게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연구들에 따르면, 이러한 행동은 만족을 극대화 시키는 선택은 아님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30개의 잼을 파는 가게를 더 많이 선택하지만, 실제 잼을 사가는 확률은 6개를 파는 가게에서 훨씬 높았고, 구매 후, 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Iyengar and Lepper 2000). 또한, 바꿀 수 있는 옵션을 사간 사람들은 선택한 제품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현저히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Gilbert and Ebert, 2002).

이는 왜일까? 잼과같이, 내 선호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30개를 파는 가게에서는 너무 많은 옵션들로 인해, 선택의 어려움을 느끼기 쉽고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은 선택의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선택옵션이 선택의 포기를 가져다준다는 결과는 인기 많은 여성이나 남성들 중에도 선택의 어려움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너무 많은 선택옵션은 소비만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대안들 중 어렵게 선택했지만, 선택하지 않았던 무수히 많은 다른 대안들에 대한 미련을 떨치기 어려워, 선택한 제품에 대해 만족하기 힘들다. 즉, 집에 와서 사용할 때, 조금만 부족한 부분이 보여도,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대안들은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고, 결국, 가지고있는 제품에 대한 애착을 저하시키기 쉽다. 마찬가지로, 다른 물건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또는 환불)는 내가 가지고있는 제품에 대한 애착을 저하시켜 소비만족을 저하시킨다. 사람들은 원래 본인이 한 선택이 잘 한 선택이라고 믿고싶어하고 본인의 선택을 정당화시키기위해 많은 인지적 노력을 하는데, 이러한 노력은 특히 내 선택을 되돌릴 수 없을 때 강화된다고 한다. 만일 이 제품(또는 사람)과 평생을 같이 해야한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왜 이제품이 좋은지를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만족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바꿀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애착을 고취시키는 인지적노력을 하지않게되어, 선택한 제품(사람)에대해 만족을 덜 하게 된다. 필자는 몇해 전 이혼제도가 없는 국가들에 사는 여자들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의외로 높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놀라운 뉴스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환불이나 교환을 쉽게 할 수 없을 때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에 비추어보아 그리 놀라운 뉴스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윤성아 경영대 교수.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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