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교 108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에서 근속 30주년 교원 8명, 직원 18명, 근속 20주년 교원 46명, 직원 12명에게 장기근속자 표창이 수여됐다. 표창에는 오랜 시간 본교의 발전과 함께해온 분들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겨있다. 30주년 장기근속자 표창을 받은 위인숙(이과대 수학과) 교수와 공인구 시설부 과장, 이금철 법과대학·법무대학원학사지원부 부장을 만나 본교와의 30년 지기 인연이야기를 들었다.

30주년 교원부문 / 위인숙(이과대 수학과) 교수
- 본교에서 재직한 지 30년이 됐다.
“우수한 학생과 같이 공부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감사하고 30년간 학생과 함께 할 수 있어 참 행복했다”

- 그동안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변했을 것 같다
“학생들의 역량은 더욱 우수해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부담감 탓에 옛날에 비해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취업 등 장래에 대한 고민으로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는 경우도 많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조언할 때 ‘이 정도 자신감도 없으면 나가서 고대생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1996년 8월 말, 고대생들이 이화여대 축제에서 장난기 있는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이화여대 학생이 다치면서 본교로 학생들을 벌하라는 공문이 오기도 했다. 내가 가르친 수학과 학생도 사진에 찍혀서 공문이 왔기에 해당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애 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가벼운 처벌로 마무리됐지만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기억이다”

- 재직 중 많은 학문적 성과도 남겼다
“본교에 재직한 30년 중 처음 20년 동안은 순수수학분야에 논문을 실었고, 남은 10년 동안은 금융공학 학생들 가르치는 데에 시간을 쏟았다. 최근엔 금융 관련 논문 두 편을 SSCI에 등재된 유명 저널에 실었다. 최근에는 금융공학과 학생과 함께 파생상품, 주식, 환율 같이 금융계에서도 수학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문에 대해 연구하고 논문을 쓰고자 한다”

- 현재 여교수회장을 맡고 있는데
“여교수회는 1980년대에 만들어졌다. 당시 결혼한 여교수의 시부모님 경조사가 있을 땐 본교에서 총장님 이름으로 부조금과 난을 보내줬는데, 친정의 경조사에는 그러지 않았다. 이것이 부당하다고 여겨 여교수가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여교수회가 됐다”

- 임용당시엔 본교에 여교수가 많지 않았을 것 같다
“임용 전 이과대학 내 여교수는 화학과에 단 한 분 계셨을 정도로 여교수가 적었다. 그분이 곧 퇴직해 한동안 이과대 전체에서 여교수가 나 혼자뿐이었다. 여교수의 수가 많이 증가한 지금도 전체 교수 1500명 중 여교수가 150명도 채 안 된다”

- 여교수회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현재 여교수회는 여교수의 권익보호와 여교수 간 친목도모를 목표로 하며 장학기금 모금 등 학교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가 여교수가 여학생에게 롤 모델로서 카운슬링, 멘토링을 해 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

- 개교기념일을 맞은 고려대에 한 말씀을
“본교는 기초과학 분야 교수가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에 대한 학교 측의 투자와 지원을 바란다. 또한 세계로 뻗어나가는 고려대, 고대생이 되길 바란다”

 

30주년 직원부문 / 공인구 시설부 과장

 

 - 본교에서 근무한 지 30년이 됐다
 “고대에서 일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 됐다니 놀랍다. 주변 사람들이 축하해주니 새삼 30년 세월이 와닿으며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 30년 동안 본교는 얼마나 바뀌었나
“처음 고대에 왔을 때는 캠퍼스에 건물이 몇 개 없었는데 지금은 엄청나게 늘었다. 학교 규모가 커지면서 시설부의 일도, 직원도 많아졌다. 캠퍼스 이곳저곳을 뛰어다닌 예전과 달리, 요즘은 원격으로 일을 하기도 한다”

-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변했을 것 같다
“옛날에는 학생들이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고생하신다며 물 한잔 떠주고 그랬는데, 요즘 학생들은 개인주의적인 면이 강한 것 같다. 개인용 난방기 등 전기용품을 많이 쓰는 것에 주의를 주면 내 돈 주고 전기도 못 쓰냐며 화를 내는 학생도 있었다”

-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나
“1990년도 학생운동이 한창이었을 때 교직원 신분으로 때문에 학생을 돕고 싶어도 힘들었다. 당시 부총학생회장이던 막내 여동생을 위해 본관에서 몰래 음식을 싸다주곤 했다”

- 본교에 근무하며 보람찼던 일이 있다면
“예전의 시설부는 중앙도서관 뒤 컨테이너에 위치해 있어 환경이 열악했는데, 지금은 CJ법학관 지하에 좋은 사무실을 갖게 됐다.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돼서 보람차다”

- 본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오래 일하던 사람이 정년 등의 이유로 학교를 떠나면 후임 직원은 2년 계약직으로 학교에 발을 내 딛는다. 이런 관행이 시작된 지 벌써 5~6년이 됐다. 직원이 자주 바뀌면서 교육과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돼서 애로사항이 생기는 편이다. 학교에 무기한 계약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 개교기념일을 맞은 고려대학교에 한 말씀을
“학교가 많이 발전돼 고마울 따름이다. 건물이 하나하나 늘어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 해외로까지 역량을 넓혀서 고대가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30주년 직원부문 / 이금철 법과대학·법무대학원학사지원부 부장

- 본교에서 근무한 지 30년이 됐다

본교와 평생 동지인 직원선생님들께 감사하다. 농과대학 교학과에 배정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30년 동안 13개 부서를 순환 근무하면서 기쁘고 감사한 일이 많았다”


- 가장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2005년 백주년기념사업팀장으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세계 100대 대학 총장이 참석한 포럼을 기획했다. 100년에 한 번 기회가 있는 백주년기념사업팀장 일을 내가 맡았다는 것에 대해 무한 감사와 자긍심을 느낀다. 그 때 고대 백주년의 전반적인 기록자료, 여러 물품들과 사랑의 편지가 담긴 개교 백주년 기념 타임캡슐을 4.18 기념 탑 옆에 묻어두었다. 타임캡슐은 2055년에 개봉되고 사랑의 편지도 이때 배달된다”

- 본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 같다
“의대 대학원 근무시절, 시신 부족으로 인한 모교 의학연구의 어려움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1998년 6월 24일 아내와 함께 시신 기증 약정을 했다. 아내도 고대 교우고, 아들딸도 고대생이다. 고대를 향한 애정으로 아들 이름은 ‘고(高)’, 딸 이름은 ‘려(麗)’로 지었다. 가족 중 고대 출신이 5명이 되면 고대가족상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며느리나 사위가 고대생이길 바란다(웃음)”

- 개교기념일을 맞은 고려대학교에 한 말씀을
“모든 기초학문과 인문학이 죽으면 어느 나라, 어느 대학이든 사상누각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기초과학과 인문학의 부활이다.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학문도 좋지만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인문학과 기초과학 육성이 필요하다. 민족의 대학인 본교가 이에 관심을 더욱 기울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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