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세미나 ‘역사 속의 고려대학교’ 강연이 ‘겨레와 운명을 함께해 온 고려대학교’를 주제로 4월 27일 백주년삼성기념관에서 열렸다. 박물관 기록자료실 김상덕(역사교육학과 84학번) 과장이 강연자로 나선 이번 강연에는 150여 명의 신입생이 참석했다. 김 과장은 “고대는 일개 대학의 단순한 역사가 아닌 민족과 고난과 역경을 함께 극복한 역사”라며 “본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더 나아가 시대정신을 기르는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과장의 강연을 바탕으로 본교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서울대는 1년이 즐거운 대학이고 연세대는 4년이 즐거운 대학이라면 고려대는 ‘평생 즐거운 대학’입니다” 서울대는 입학할 당시, 연세대는 ‘고연전’ 등 여러 행사로 인해 4년이 즐겁지만 고려대는 졸업 후에도 교우 간의 긴밀한 교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교우회, 교문, 교가는 이른바 ‘남들은 이해 못하는 고대의 3교(校)’이다. 다른 대학 동창회 중에는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지만 고대 교우회는 회비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고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교문에 명패가 없는 유일한 대학인 고려대는 ‘우리 민족 누구나 고대를 안다’는 생각에 애초부터 명패를 만들지 않았다. “전세계 대학을 통틀어 졸업 후에도 대학의 교가를 아는 학생은 고대생 뿐입니다. 학교를 사랑하는 고대생의 애교심과 남다른 시대정신 때문이겠죠”

 고대생의 시대정신은 ‘인재를 키워 나라를 살리자’는 ‘교육구국’에서 시작한다. 고려대학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는 1905년 이용익 선생이 고종 황제의 지원을 받아 교육구국의 정신으로 설립했다. 1932년 인촌 김성수 선생이 학교를 인수해 4년제 종합대학교로 바꾸며 학교의 명칭도 그에 걸맞은 ‘고려대학교’로 바꿨다. ‘고려’는 한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최초로 한반도의 완전한 통일을 이룩한 시기라는 이유에서다. 인촌은 ‘인재를 키우려면 좋은 시설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생각에 1934년부터 안암동에 캠퍼스를 짓기 시작했고 전국 유지들을 설득해 학교 발전기금을 모금하는 등의 노력도 이어졌다.

 한국전쟁으로 학생과 교수 모두 피란을 가는 상황에서도 피난지인 대구에 임시교사를 마련해 강의를 지속할 만큼 교육구국을 향한 열정은 뜨거웠다. 후에도 고대생은 3‧15 부정선거에 맞서기 위해 목숨을 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4.19혁명을 이끌었다. “여러분, 구국의 이념으로 학교 기틀을 다지신 선조들과 유혈투쟁을 불사하고 애국하신 선배님들을 계승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고대에 실력으로 입학했지만 고대에 들어온 이상 천운까지 갖게 된 것입니다” 풍수지리학자 최창조 씨에 따르면 한국의 우백호로 상징되는 서쪽의 명당은 연세대이고 좌청룡의 동쪽 명당은 고려대이다. 이에 고려대는 제왕, 출세, 관운이 따른다고 말한다. 또한 해마다 기업 인사담당자가 선호하는 출신대학으로 ‘고려대’가 꼽히는데 이는 붙임성과 유대성이 좋은 고대생의 덕목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강연을 들은 조소영(문과대 국제어문13) 씨는 “학교에 대해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돼 유익했고 ‘고부심’을 느꼈다”며 “친구들이 학교에 놀러오면 우리 학교의 유구한 역사까지 설명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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