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회 개교기념식사

존경하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님,
주선회 교우회장님과 30만 고대 가족 여러분, 교수 및 직원 여러분과 친애하는 학생 여러분!
오늘 우리는 고려대학교의 일백 여덟 번째 개교기념일을 맞이했습니다. 먼저 오랜 세월동안 변함없이 본교를 사랑해주신 교우 여러분, 인재 양성에 힘써주신 교수님들과 직원 선생님들, 학교발전에 성원을 보내주신 기부자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지난 20세기 민족의 등불로서 조국의 독립과 산업화,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으며, 21세기를 맞아 세계화 시대의 자부심으로 우뚝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고대 가족들은 믿음으로 화합하여 목표를 이루어내는 근성을 지녔습니다. 공익과 대의를 우선하며 이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의지 또한 한결같이 계승해왔습니다.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고려대학교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평판을 쌓는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탁월한 실력을 진실한 마음으로 부단히 쌓아나가는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190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자세를 일관되게 실천했습니다. 근래 본교 경영대학이 연구 성과에 있어 세계88위를 기록한 것, 본교 의료원의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두 병원 모두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 병원으로 선정된 것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학회와 저널에서 본교 교수님들이 학회장, 편집인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21세기의 첫 10년, 본교의 시선은 더 넓은 곳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민족을 넘어 인류를, 국가를 넘어 세계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오늘은 이제 시야의 확장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보다 넓은 식견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며 그것을 진정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에 저는 오늘 개교 108주년에 즈음하여 다음 세대를 위해 추진될 본교의 청사진을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특별 강좌와 석좌연구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대학의 역량을 강화할 것입니다. 대학은 강의실에서의 학습을 넘어 사회와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교양을 함양하고 올바른 품성을 기르도록 인도하며 동시에 인류사회를 위해 크게 기여한 분들의 경험과 혜안을 습득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본교는 미래사회의 리더로서 재학생들이 건전한 인격,사회적 책임감과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University Plu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는 보다 전문화, 다양화된 특강으로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일상생활에 다가갈 것입니다. 더불어 석학연구기금을 통하여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에 독보적 업적을 세우신 석좌교수를 점진적으로 확대 임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본교 연구자들과 학생들은 지식정보화사회의 역동성과 흐름을 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차이나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고대인들이 더 넓은 무대에서 본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경제를 이해함에 있어서 나날이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계화 시대에 우리의 정체성을 되짚어보기 위해서도 중국은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나라입니다. 본교는 1992년 한중수교가 이루어지기 이전인 지난 1971년 이미 중어중문학과를 설립하여 중국과의 교류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9년에는 중국 인민대학에 고려대학회관을 세워 본토에 고대인의 거점을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차이나글로벌리더십프로그램’은 본교 학생들이 세계 지성으로서의 도전정신을 키우는 더없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동시에 본교 학생들이 중국 역사와 문화, 정서를 이해하는 지역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소통과 몰입, 창조의 인프라가 될 ‘SK미래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자연계열의 발전을 선도해나갈 ‘하나과학관’을 지난 2월 착공하였습니다. 본교의 연구교육시설은 개교 이래 줄곧 뜻있는 분들의 정성으로 꾸준한 양적 증가세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00주년을 기점으로 현대적이고 첨단적인 양상을 띠며 고대의 새로운 모습이 가꾸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21세기가 대학에 요청하고 있는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 가치가 담긴 공간을 조성해야 합니다. 지식의 전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지식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SK미래관’과 ‘하나과학관’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자율적으로 지식 생산을 도모하는 공간이며, 천년고대의 혁신을 부르는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신지식을 찾는 사람과 지적 즐거움을 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고대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본교 역사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길은 인류 사회를 위한 길이며 고려대학교의 이상과 다음 세대의 희망을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고대 가족들은 모두 같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고려대학교의 대도약입니다. 본교는 멀리보고 앞서보는 자세로 지속가능하며 의미 있는 성장의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마주한 어려움이 고난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가올 영광을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인내이자 용기입니다. 우리의 인내는 현재의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번영을 위한 극복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용기는 현재의 지위에 안주하는 자만심이 아니며 늘 믿음직한 모습으로 선구적 행보를 이어나가는 지조여야 할 것입니다. 바로 그 때 언제나 나보다는 우리를 위하고 쉬운 길보다는 바른 길을 가고자 하는 찬란한 고대정신이 약동하고 우리의 비전 또한 온전히 이룩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시 한 번 개교 108주년을 맞이하여 본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고대 가족 여러분, 기부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개교기념식에서 뜻깊은 상을 수상하시는 교우, 교수 및 직원 여러분께도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자유, 정의, 진리의 고대정신과  앞으로 실현될 모교의 발전상이 더욱 커다란 긍지로서 우리 가슴 속에 아로새겨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3.5.3. 고려대학교 총장 김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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