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대 안암총학생회(회장=황순영, 안암총학)와 함께 학내 사안을 토론하고 기획한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안암총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안이경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장, 박석규 사범대 학생회장, 박희웅 생명대 학생회장, 이샛별 이과대 학생회장, 강민구 의예과 학생회장, 이동선 자유전공학부 부학생회장을 만나 안암총학의 이번 학기 활동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일부 발언은 참석자가 보도되는 것을 원치 않아 익명으로 보도한다.

- ‘고대공감대’ 선본은 지난 41대, 45대 안암총학생회를 계승했다. 46대 안암총학이 이전‘고대공감대’ 선본과 연속성을 가질 필요가 있나
이샛별|“동일한 선본명을 가지고 나온 만큼 행보에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선본을 보고 지지한 학생들이 있는 만큼 연속성을 가지면서 전 학생회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동선|“사업이나 정책적인 방향에서 연속성이 있을 수 있지만 강제할 필요는 없다. 현 안암총학이 이러한 생각을 갖고 활동에 임하는 것 같지는 않다.”

- 안암총학생회장단 내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단과대 회장(A)|“고대공감대 선본의 특성은 교육국, 정책국 등 국 단위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다. 사업이 전문화되는 장점도 있지만 국들 간에 소통이 되지 않아 활동에 차질을 빚은 적도 있었다.”
단과대 회장(B)|“사업 진행이 지나치게 분업화돼있다고 느낀다. 총학생회장은 활동 전체를 총괄한다고 하지만 사업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 현 안암총학은 ‘학내복지’와 ‘사회참여’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하나
박희웅|“학생들은 확실히 사회 참여에 치중하는 학생회 때보다 ‘즐겁다’는 반응을 보인다. 현 안암총학은 학내복지에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는 학생의 요구에 발맞춰 움직인 것 같다.”
이샛별|“학내사안을 넘어선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상 앞장서는 것이 ‘민족고대’의 모습이지만 현 총학은 미온적 태도를 취한 것 같아 안타깝다. 학내외 단체가 제기한 문제에 연대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연대를 제안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 총학은 ‘2013 교육환경개선운동(개선운동)’을 매년 진행하는 ‘교육투쟁(교투)’과 다르게 진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선운동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샛별|“2011년에는 한자졸업요건을, 지난해에는 장학금 확충과 이사장 퇴진을 이끌었는데 올해에는 얻어낸 것이 별로 없다. 다양한 퍼포먼스로 학생들의 관심을 끈 것은 좋았지만 결과가 아쉽다. 올해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계열별 등록금 차등책정의 부당성이 인정받은 만큼 계열별 등록금 차등책정 폐지에 중요한 해였는데 개선운동에서 그 점을 끌어내지 못해 아쉽다.”
단과대 학생회장(C)|“총학 교육국장이 개선운동을 주도하는 반면 총학생회장은 주요사안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단과대 교육국장이 교육국연석회의를 진행하는데 사실 교육국장이 단과대 학생회장을 대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및 상반기 전학대회에 대의원 참석률이 매우 높았다
강민구|“중운위원들을 두루 포용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려 노력한 총학생회장 개인의 역량이 컸다. 올해 단과대 회장단도 책임감 있게 참석한 점 역시 출석률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이동선|“입실렌티 입장순서, 고연전 자리배치 우선권 등의 직접적인 유인책이 크게 작용했고 온·오프라인을 통한 공지도 충분히 이뤄졌다.”

- 안암총학의 페이스북을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이 활발한 것 같다.
박희웅|“학생들과의 소통은 모든 학생회의 고민이다. 올해 초에 한 생명대 새내기가 총학 페이스북에 수강신청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총학이 생명대 학생회에 바로 알려주고, 이틀 만에 문제가 해결됐다. 당시에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다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이샛별|“페이스북으로만 소식을 전달한다는 인상도 받는다. 자치예산 발표 날, 아무리 기다려도 총학 홈페이지에는 결과발표가 없었는데 페이스북에 이미 공지가 올랐다는 소식에 허무해 한 학생도 있었다.”

- 흡연부스는 ‘고대공감대’ 선본의 큰 공약 중 하나였지만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는 지적이 많다
강민구|“이용률이 낮은 것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즉각 피드백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어쨌든 제도를 구상한 쪽에 책임이 있지 않겠나. 학교에서 50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학생정책에 지원한 것이 처음이다. 현재까지는 사업이 실패로 여겨지는 만큼 앞으로의 학생정책에 학교가 비협조적으로 나올 것 같아 우려된다.”

- 학생증 후불제교통카드 기능 추가나 기숙사 통금시간 해제 등 주요 공약의 진행상황을 학생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박희웅|“수면 밑에서 진행되는 공약들이 많다. 중운위 위원들도 이를 감지하고 있다. 셔틀버스의 교내 진입안은 비슷한 안을 잠시 보류하고 있다. 통금시간 해제도 설문조사 완료 후 중운위에서 논의하고 있다.”
박석규|“공약을 발표할 때 실행이 가능한 지 좀 더 꼼꼼히 알아봤어야 한다. 공약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실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이번 석탑대동제는 많은 학생들의 호평을 받았다. 행사 진행에서 잘한 점과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박희웅|“단과대 별로 많은 부스가 요일마다 달리 돌아간 점이 가장 좋았다. 학생들이 참여할 행사가 많았고 사전 홍보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잘 이뤄졌다. 남글로나 축제준비위원장의 기획력 또한 뛰어났다.”
강민구|“축제의 성공은 온전한 총학생회의 성과다. 지난해 논란을 일으켰던 DJ 페스티벌을 총학이 처음에 허용해준 것이 유일한 흠인데, 재빨리 사과하고 사후 처리한 점을 감안한다면 시행착오정도 아니겠나. 아이스하키부의 입실렌티 자리 선점 문제도 총학보다는 응원단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 남은 임기동안 안암총학이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샛별|“상반기 전학대회 자료집의 총학 소개글에는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총학이 되겠다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 학기에는 기대보다 사회적 참여가 미진했다. 다음 학기에는 학내와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으면 한다.”
강민구|“뒤에서 체계정비를 잘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조직정비를 계속 해나가고, 지금처럼 공약이행에 노력했으면 한다.”
박석규|“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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