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변혁의 주체로 인정받아 왔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젊은 지식인인 대학생들의 사회현안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정도일까? 본교 학생들의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10월 29일부터 나흘간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정치적인 항목 관심多
  최근 3개월 이내에 일어난 사회 현안을 △정치 △사회 △복지 △환경 △국제 △국방 △교내현안 등 총 7가지의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사회현안 관심도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국방항목(국방부의 예산부족으로 인해 올해 구입하기로 계획된 차세대 전투기를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은 64%의 학생이 ‘모르고 있었다’라고 대답했다. 김진영(문과대 인문13)씨는 “워낙 정치적인 사안들이 한꺼번에 이슈화돼 상대적으로 국방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것 같다”며 “국방에 대한 것은 국가가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에서 나온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지만 시행불가를 선언한 이후 주요쟁점으로 부상한 복지에 관한 항목(전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제공하겠다는 대선공약이 실현 불가능)은 82%의 학생이 ‘알고 있었다’라고 대답했다. 7가지 항목에 평균 67%의 학생이 주요 사회현안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 중 국내에서 정치적인 대립이 있는 4가지 현안(△정치 △사회 △복지 △환경)에 대해 평균 77%의 학생들이 ‘알고 있었다’라고 응답했다. 김문조(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 문제, 스펙 등 현실적인 압박에서 오는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현실적 압박에 대한 책임이 어디 있던지 간에 그 해결책은 정치권에서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정치현안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올드미디어의 추락

    7가지 사회현안의 각 항목에 대해 ‘알고 있었다’라고 대답한 학생들의 60%가 사회현안에 대한 내용을 ‘조금 알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매우 잘 알고 있다’라는 답변은 4%에 불과했다. 발생여부만 알고 있는 학생들은 15%에 이르렀다.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사회현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경로로는 인터넷 뉴스가 56%압도적인 1위로 뽑혔다. TV뉴스와 신문은 각각 16%와 11%에 불과했다. 손장권(문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TV뉴스, 신문과 같은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든 원인은 올드미디어가 사회의 변화 속도, 수용자들의 관심변화에 둔감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SNS는 11%의 비율로 신문과 동률을 이루어 새로운 정보의 보급로로 떠올랐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에 게재된 사회현안과 관련된 게시물을 얼마나 자주 보냐는 질문에 18%의 학생이 매일 본다고 답했으며 38%의 학생이 일주일에 1~3회 본다고 응답했다. 매체에 대한 정보 신뢰도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가 81%로 1위를 차지했다.

 

   관심의 필요성은 알지만.. 침묵하는 대학생들

   사회현안 전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59%의 학생이 ‘어느 정도 관심있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사회현안에 대한 관심의 필요성은 ‘매우 필요하다(37%)’, ‘어느 정도 필요하다(55%)’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양한 결과가 나왔다. 1위를 차지한 ‘사회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는 27%의 학생들이 선택했다. 김문조 교수는 “사회적 불이익이라는 것이 결국 졸업 후에 삶의 질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와 여의치 않은 사회적 상황과의 충돌을 말한다”며 “취업 준비 시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지식부족은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까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타(24%)’, ‘교양지식을 쌓기 위해(18%)’, ‘남들만큼은 알아야하기 때문에(17%)’ 등이 뒤를 이뤘다.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학생들이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사회현안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대학생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평소 지인들과 사회적인 현안을 주제로 얼마나 이야기를 하는 편이냐는 질문에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이 5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장휘(인문대 북한학과12)씨는 “관심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막상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할지를 잘 몰라서 별로 이야기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 정치, 경제 등 사회 문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해 얼마나 거리낌이 없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거리낌이 있다’라고 응답한 학생은 41%였다. 이렇게 느끼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과학과 종교 대립과 비슷한 느낌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회문제를 꺼내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나타낸다 △감정적으로 번져 갈등으로 번질까봐 등과 같은 △사실 여부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대화가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많음 등과 같은 대답을 했다. 김문조 교수는 “20대 사이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폭넓게 있지만 정치권에 기대를 해봤자 손쉬운 해법이 나올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공감 때문이다”라며 “얘기 해봤자 해결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압박 때문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