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본교에 입학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이렇게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대학생의 역사인식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또한 우리가 쉽게 접하는 대중매체가 다루는 역사적 내용을 본교생은 어떻게 생각할까. 본교생의 역사 인식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매체와 대중매체에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대학 속에서 접하는 역사

  본교생은 대학에 와서 주로 수업과 책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접한다. ‘귀하는 대학에 와서 역사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문항에 67%가 ‘예’라고 답했으며 이 중 문과생은 66%, 이과생은 33% 이다. 또한 ‘귀하는 대학에 와서 역사 관련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문항에는 58%가 ‘예’라고 답했다. 이 중 문과생은 70%, 이과생은 30% 이다.  

  반면 ‘귀하는 대학에 와서 역사 관련 학회나 세미나 등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까?’와 ‘나는 대학에 와서 역사 관련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사람은 각각 8%, 13%로 매우 낮은 결과가 나왔다. 김환희(문과대 사회12) 씨는 “본교에는 역사 관련 교양수업이 많이 개설돼 특히 1학년 때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었고 역사 관련 책은 쉽게 접할 수 있어 좋다”면서도 “역사 관련 세미나나 특강은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잘 알지 못해 참여할 기회가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귀하의 현재 역사인식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문항에 ‘학교 교육’이라고 답한 사람이 58%로 가장 높았고 ‘책’이라고 답한 사람이 22%로 두 번째로 높았다. 권내현(사범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역사 인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지금 역사교육을 새롭게 바꾸려는 시도가 앞으로 많은 파장이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민주주의, 보편적 가치, 인권 등과 같은 문제보다 남북한 체제대결, 외형적인 경제성장 등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가치관이 전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위한 좋은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문항에 ‘역사 문제에 대한 자발적인 관심과 학습’이 46%로 가장 높게 나왔다. 허은(문과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자발적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고 흥미를 느끼려면 역사를 일어났던 일로써만 접근하지 말고 지금 자신의 삶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자신이 역사를 만드는 주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역사를 볼 때 흥미가 생기고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자리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매체 속 역사
 
  ‘역사적인 사건이 대중매체(드라마, 영화 등)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 것에 긍정적인가요?’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사람이 76%, ‘아니요’라고 답한 사람이 21%였다. ‘예’라고 답한 사람은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52%)’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아니요’에 답한 사람은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 ‘잘못된 정보가 많아 혼란을 준다(12%)’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또한 ‘역사적 사건이 대중매체(드라마, 영화 등)의 소재로 이용되면서 그 내용이 바뀌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의 변화는 괜찮다(44%)’, ‘중간이다(33%)’가 순서대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기타 의견을 적는 란에는 ‘내용이 바뀌어도 사실과 가상을 구분지어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준다면 괜찮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신채연(디자인조형12) 씨는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그것을 사실로 인지하지 않고 소설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내용이 심하게 변할 경우 변한 부분을 공지해주거나 허구적 내용임을 알려주면 시청자들에게 혼란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헌(문과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대중매체에서 역사적 사실의 내용 변화는 많이 이뤄지고 있고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따라서 대학생 스스로 왜곡된 내용에 끌려 다니지 말고 역사적 사실을 공부해 대중매체에서 표현되는 것을 평가할 줄 아는 바람직한 모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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