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아해가 안녕들을 논하오’ 대담이 안녕들

▲ 왼쪽부터 주현우, 공현, 한윤형, 김조광수, 오찬호 씨. 사진ǀ이수빈 기자 lion@

현상에 대한 이야기와 평가를 골자로 진행됐다. 19일 서울대 101동 아시아연구소에서 ‘관악, 안녕들하십니까’의 주최로 개최된 대담에는 50여 명의 청중들과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처음으로 써 붙인 주현우(경영대 경영08) 씨, 청소년인권운동가 공현, 한윤형 칼럼니스트, 김조광수 감독, 오찬호(서강대·사회학과) 강사가 패널로 참석했다.

 ‘안녕들’의 커밍아웃
 김조광수 감독은 ‘안녕들’ 현상의 ‘커밍아웃’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주현우 씨가 ‘안녕들’ 대자보를 쓴 뒤 실명을 공해하고 얼굴을 드러내는 과정이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 사람들에게 신뢰와 공감을 끌어냈을 것”이라며 “안녕들의 커밍아웃이 성소수자 운동에 발전적인 성과를 가져다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안녕들’이 2004년 이후 10년 간 퇴조를 밟으며 위축된 성소수자 운동이 활기를 띠는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공현 씨는 대학 역사상 지금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됐던 때는 없지 않았냐며 과거 표현의 자유는 어떠했는지 패널들에 질문을 던졌다. 김조광수 감독과 오찬호 강사는 실명으로 의견 표명을 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던 찰나 ‘안녕들’이 새로운 국면을 가져왔다고 입을 모았다. 오찬호 강사는 “특정한 주장을 내세우는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도는 높아졌지만, 대중들에게 뭉클함을 주는 메시지 전달 맥락에선 오히려 퇴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조광수 감독은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학 내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는 행동이 매우 자유로웠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며 “안녕들이 커밍아웃 뿐 아니라 표현의 장벽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안녕들’ 지속돼야
주현우 씨는 철도민영화 사건 당시의 ‘안녕들’ 이후 편승해야 할 사회적 담론이 부재해 ‘안녕들’이 사그라드는 현상에 대해 ‘젖어있는 장작을 말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녕들은 의도치 않게 성소수, 김치녀 문제로 이어졌지만 상당수 사안들이 왜곡된 평가로 사장되어 현재는 촛불처럼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끝으로 주현우 씨는 이번 담론에 대해 “대자보가 가져온 여파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단초를 제공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안녕들하십니까 네트워크’가 200여 편의 대자보와 글을 모아 작업한 책 <안녕들하십니까>를 판매해 성황리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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