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세월호 참사의 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슬픔을 보듬진 못했을지라도 자신이 위치한 데서 작은 변화를 도모한 이들이 있다. 노란리본 캠페인을 처음으로 시작한 동아리 ‘ALT(Active·Autonomous·Alter Life Together)’의 회원 방혜성(여·22) 씨와, 자신의 재능으로 세상을 바꾸길 소망하는 캘리그래퍼 신동욱(남·37) 씨를 만났다.

 무사귀환 바랐던 노란리본 캠페인

▲ 사진| 조아영 기자 likeit@

 사건발생 당시 ‘ALT’는 갓 한 달이 된 신생 동아리로 아직 정확한 활동 방향도 정해지지 않은, 12명의 대학생이 결성한 연합 동아리였다. 하지만 리본을 나눠주고 노란리본 이미지를 웹에 배포하는 이들의 ‘노란리본 캠페인’은 급속도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처음 사건을 접했을 때가 시험기간 이어서 진도에 내려가기는 힘들었어요.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우리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한 회원 어머니께서 ‘노란리본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주셨어요. 노란리본에는 ‘무사히 돌아와 주세요’라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에 리본을 만들고 나눠주면서 사람들을 위로라도 해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죠.”
 그녀는 부정적인 시선도 많이 받았다고 말을 이었다.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지만 리본이 노란색이라는 것 때문에 정치색을 띄는 것 아니냐, 무속신앙에서 노란 나비가 귀신을 부르는 것이라는데 알고 있었느냐 등 생각지 못한 반응도 있었어요.”
 그녀는 캠페인의 목적이 다른 데 있지 않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희생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의도만 있을 뿐이에요. 사람들이 노란리본을 악용하지 말고 캠페인에 진지하게 임해주길 바랍니다.”

 ‘잊지말라 0416’
 캘리그래퍼 신동욱 씨는 세월호 사건을 접한 후 종이배 모양과 함께 ‘잊지말라 0416’, ‘잊지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온·오프라인에 배포했다. 그의 사무실 모니터 위에 달린 손바닥만 한 종이배엔 ‘잊지말라 0416’이 크게 쓰여 있었다. “지금까지도 많이 쓰이고 있는 노란리본은 아시다시피 무사귀환을 바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죠. 조심스럽지만 노란리본은 이제 그 의미 이상의 상징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월호 참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에 관해 고민하다 종이배 상징을 만들게 됐습니다. 종이배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면서도 단순히 참사에 슬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죠.”
 그는 캘리그래피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캘리그래피는 쉽게 얘기하면 감정을 담은 글씨에요. 화자의 뜻을 손으로 쓴 글씨를 통해서 극대화시켜주는 것이죠.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상징을 만들자는 생각에 내 재능을 활용해 캘리그래피를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이 캘리그라피를 지하철 출구나 버스정류장 등 공공의 장에 붙이고 공유하며 작게나마 참여의식과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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