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대동제는 5월 26부터 시작해 5월 30일 그 막을 내렸다. 교내외로 여러 반응이 교차하는 가운데 진행된 축제는 본교 구성원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사진|이수빈 기자 lion@kunews.ac.kr, 장지희, 차정규 수습기자 

 우리가 축제를 하는 이유

▲ 입실렌티에서 환호하는 학생들의 모습

 서울대, 한양대를 비롯한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가운데, 본교가 5월 26일부터 서울지역 대학 최초로 축제를 진행했다. 대동제 정상 진행의 배경에는 응원단의 내부 논의와 중운위 위원들의 합의가 있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대동제 정상진행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학생도 있었다. 이승재(문과대 중문10) 씨는 “많은 대학이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인 만큼 축제 정상 진행 결정의 배경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응원’ 문화 지키기 위해
▲ 응원단의 응원모습
 응원단(단장=조정환)은 5월 4일 16차 중앙운영위원회(위원장=최종운, 중운위)에 참석해 응원단 내부 회의를 거쳐 대동제 진행 여부와는 별개로 입실렌티 진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입실렌티의 ‘본질’이 세월호 사건 추모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조정환 단장은 “세월호 사건 이후 입실렌티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 3월부터 진행한 입실렌티 연예인 섭외를 중단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단원들과의 내부 논의 끝에 입실렌티의 본질이 추모와 별개라는 결론을 내렸고 학교의 ‘응원’이라는 고유문화를 지키기 위해 입실렌티 정상 개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응원단의 입실렌티 정상 개최 배경에
▲ 초대가수 임창정씨가 공연하고 있다. 이날 입실렌티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이에핑크, 제이레빗 등이 공연했다.
입실렌티 티켓판매 수익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응원단의 2013년도 하반기 결산에서 입실렌티 티켓판매 수입은 1억 8252만 원으로 여기에 입실렌티 지출액인 1억 5988만 원을 제하면 2264만 원의 수익이 생긴다. 이 수익에 응원단이 학생회비와 후원금으로 받은 961만 원이 더해져 2013년도 응원단의 가용금액이 된다. 결국, 2013년의 경우 입실렌티 티켓 판매 수익이 응원단 가용예산의 70%를 차지한다. 이는 2013년도 고연전 정기사업비 등으로 충당됐다. 응원단은 올해 3월에 있었던 합동응원 OT 사업비 미납금 710만 원도 이번 입실렌티 티켓 수입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에 응원단 측은 입실렌티 정상 진행 결정 과정에서 금전적인 문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조정환 단장은 “입실렌티 티켓 수입이 없다면 고연전을 비롯해 다른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응원단 사업 운영을 위해 입실렌티를 강행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입실렌티를 개최하지 않았다면 후원금을 받거나 교우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해결 방안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의견수렴 거친 중운위
▲ 한 학생이 비어샤워 행사에서 물총으로 맥주를 쏘고 있다.

 대동제 정상 진행 결정은 4월 27일과 5월 4일 열린 중운위의 합의를 거쳤다. 중운위 위원은 축제 진행여부에 대한 각 단위 학생의 의견을 모아 이를 바탕으로 5월 4일 16차 중운위에서 논의를 진행했다.

 16차 중운위에서 자유전공학부와 간호대를 비롯한 6개 단위는 축제를 연기하자는 의견이 단과대에서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박언주 간호대 학생회장은 “6월 3일이 세월호 사건 49재인데 대동제를 치른 후 들뜬 마음으로 그 날을 맞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보과대, 이과대, 의과대를 비롯한 9개 단위와 최종운 위원장은 ‘축제와 추모는 별개의 문제’, ‘축제는 진행하되 규모는 축소’ 등을 주장하며 대동제 정상 진행에 찬성했다. 이후, 논의를 확정 짓기 위해 진행한 ‘대동제 연기’ 투표가 16차 중운위 참석 인원 17명 중 찬성 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되며 축제의 정상 진행이 확정됐다.

▲ 입실렌티 공연 도중 뒤쪽의 학생들이 앞으로 밀려오는 바람에 펜스가 무너지고 학생 한 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안암총학생회(회장=최종운)는 28일과 29일 민주광장에 ‘대동제, 해도 될까?’ 부스를 설치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 구조적 문제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부스에는 4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참여 학생들은 △무분별한 규제완화 △개인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 △정부의 부정 부패 등을 사회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행사에 참여한 김우녕(문과대 철학10) 씨는 “축제 기간이지만,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글│안병수 기자 rap@


5월 중순까지 다른 대학 축제는
▲ 총학이 설치한 '대동제, 해도 될까? 부스의 모습

 대부분의 대학가는 세월호 참사 직후 축제를 취소하거나, 애도를 위해 대체행사를 진행했다. 서울대, 한양대를 비롯한 서울시내 10여개 대학은 예정된 축제를 취소했고, 홍익대, 숭실대 등은 축제를 연기했으며, 한성대와 동덕여대는 축제 대신 세월호 피해자를 돕기 위한 모금행사를 열었다.

 한성대 총학생회(회장=이종혁)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예정된 대동제를 전면 취소하고 ‘2014 사랑의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이종혁 회장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축제를 진행하는 건 맞지 않다고 판단해 축제 시작 2주 전 급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축제 대신 열린 ‘사랑의 나눔 행사’는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성대 총학생회는 축제 기간 동안 △바자회 △헌혈증서 기부 △카네이션 판매 등의 활동을 열었고, 행사 수익금으로 약 600만 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이종혁 회장은 “학생들이 모은 행사 수익금과 교직원 기부금을 합쳐 약 1000만 원의 성금이 모였다”며 “6월 둘째 주 내로 단원고를 방문해 성금을 재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동덕여대는 대동제를 취소하고 세월호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회장=김선)도 5월 예정돼 있던 대동제를 취소하고 모금운동을 벌였다. 김선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세월호 침몰사고에 애도를 표하기 위해 5월 축제를 2학기로 잠정 연기하고 모금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축제 취소 이유를 밝혔다. 축제 대신 동덕여대는 △세월호 구호 물품 전달 △세월호 피해자 돕기 모금운동 등을 진행했고, 모금운동으로 모인 170만 원을 6월 중으로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선 회장은 “5월 29일 열린 학생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공유한 결과, 학생 피해자만이 아닌 더 많은 피해자를 돕기 위해 기부금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본교와 함께 5월에 축제를 개최한 연세대는
▲ 연세대학교에서는 5월 8일부터 9일까지 세월호 침몰사고 추모제가 있었다.
5월 둘째 주로 계획돼 있던 대동제를 2주 연기해 5월 29일부터 양일간 진행했고, 아카라카는 6월 22일로 연기했다. 또한 연세대 중앙운영위원회(위원장=이한솔)의 주최 하에 5월 8일부터 9일까지 세월호 침몰사고 추모제를 가졌다. 이한솔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과 함께 축제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문제시되는 대학 축제의 모습을 개선해 진정한 의미의 대동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글|이종은 기자 v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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