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에 위치한 디제잉 학원에 들어서자 검은 계란판 방음재가 붙어있는 벽이 이채롭다. 밖에선 들리지 않던 음악소리가 문을 열자 그 틈새로 밀려들어온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디제잉 기계를 잡고 음악을 만지고 있었다. “비트가 어긋났어”, “비트 매칭부터 다시 해보자” DJ Da Street(박영석)이 수강생 지도에 열중하고 있다. 수강생인 김승현(남·24) 씨는 “배운지 3달 정도 됐는데 꾸준히 연습을 하는데도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


 DJ란?
 DJ(Disc-Jockey)로 음악을 틀어주는 사람을 말한다. DJ는 쉽게 클럽(club), 스크래치(scratch), 프로듀서(producer) 3가지로 종류를 나뉜다. 클럽 디제이는 노래와 노래를 섞는 것을 주로 하며 흔히 클럽에서 볼 수 있는 디제이다. DJ Da Street은 “보통 한 번 디제잉을 하면 약 40곡을 노래와 노래가 끊이지 않게 믹스(mix)하며 시간은 1시간 반 정도”라고 말한다.

 스크래치 디제이는 주로 힙합에서 볼 수 있다. 판을 긁는 소리로 랩퍼들과 콜라보를 이룬다. 프로듀서형 디제이는 노래를 작곡하는 디제이로 현재 유행 하는 EDM(electronic dance music) 장르의 작곡가들이 많다. 유명한 아티스트들은 David Guetta, Avicii, Zedd 등이 있다.
 
 디제잉 음악의 트렌드
 음악의 트렌드는 패션의 트렌드처럼 흐름이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힙합의 트렌드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EDM으로 트렌드가 넘어왔다. EDM을 다루는 유명한 페스티벌인 UMF(Ultra Music Festival) 2005년 미국 마이애미 베이프론트(bayfront) 공원에 4만 5000명의 관객이 참여했는데 2013년은 같은 장소에 33만명의 관객이 찾았다. DJ Da Street은 “비교적 느린 힙합에서 보다 빠른 템포인 노래 EDM으로 트렌드가 넘어 왔다”고 했다.

 접근성 향상
 전보다 일상 속에서 많은 일렉트로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되고, 이를 직접 다뤄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DJ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정성민(남·22) 씨는 “아티스트 다프트 펑크의 노래를 좋아하는데, 반복되는 구간이 많은 다프트 펑크의 노래가 디제잉으로 다양한 이펙팅과 음악적인 요소가 가미돼 기존음악하고는 색다른 매력이 있어 디제잉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DJ Da Street은 “10여 년 전만 해도 DJ학원이 없고 인터넷도 발달하지 않아서 배우고 싶으면 직접 스승을 찾아야 했다”며 “현재는 학원도 많고 심지어 유투브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DJ를 배우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는 일반인이  기본적인 DJ를 할 수 있는 장비가 저가로 나온 점을 꼽았다. DJ Da Street은 “수 백만원의 장비만 공급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몇 십만원 정도의 장비로도 기본적인 DJ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DJ의 단계
 DJ Da Street와 함께 디제잉의 단계를 알아봤다. 그는 대중이 흔히 접하는 클럽디제이에 대해 초급, 중급, 고급, 최고급 순으로 4단계로 설명했다. 초급은 두 노래의 BPM(beats per minute)을 같은 속도로 맞춰 노래를 바꿀 수 있는 능력 정도를 갖춘 DJ이다. DJ Da Street은 “두 노래를 섞는 것이 주 역할인 클럽디제이가 가지고 있어야하는 최소한의 능력”이라고 했다. 중급 DJ는 △인트로 △싸비 △빌드업 △브레이크다운 등 노래의 구성을 파악해 어느 부분에서 적절하게 다음 곡으로 넘어갈지 아는 능력이 추가된다. DJ Da Street은 “예를 들어 소리가 완전히 다른 노래도 EQing을 통해 소리자체를 만져서 같은 느낌을 주게끔 만들고 믹스를 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고 했다. 고급 DJ는 느낌이 다른 노래라도 곡의 특정부분의 볼륨을 만져서 같은 느낌이 나게 하는 능력이 더해진다. DJ Da Street은 “예를 들어 답답한 노래와 시원스러운 노래가 있다고 치면, 이 두 노래를 이펙트(Effect)나 소리자체를 만져서 다른 소재의 노래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설명 했다. 최고급 DJ는 관중들의 분위기를 파악해 어떤 노래에 더욱 반응을 하는지 등을 고려해 노래를 즉각 선곡하는 능력이 추가돼야 한다. DJ Da Street은 “클럽의 분위기는 그날그날 다른데 짜놓은 곡들로만 플레이를 하는 것은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고 클러버들을 끌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DJ도 팀플레이
 클럽의 개장시간은 보통 밤 10시에 시작해 새벽 7시에 마감한다. 9시간동안 플레이되는 만큼 한명의 DJ가 모든 시간을 맡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크루(crew)를 형성해 1명당 1.5시간을 할당해 플레이 시간을 분배한다. 보통 5명으로 크루가 형성되는데, 이안에 리더는 메인DJ로 불린다. 메인DJ는 크루에 속한 DJ들의 성향을 분석해 각자 맞는 시간대에 플레이를 배치 한다. DJ Da Street은 “처음부터 너무 강한 비트가 나오면 거부감이 들기 때문에 DJ 배치를 할 때도 기승전결을 고려한다”며 “여러 상황 예를 들어 사람이 유입되는 시간,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타이밍 등을 생각해 음악의 흐름을 맞춘다”고 했다. 그는 “전체적인 흐름이 제대로 나온다면 아주 늦은 아침시간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게 된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취미로 즐기려면
 DJ Da Street는 취미로 즐기는 경우 디제잉를 잘하지 못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조언한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고 소리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디제잉의 재미를 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음악세계를 남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중에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한 유행을 따르는 음악만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소위 떡춤 노래로 불리는 멜버른 바운스(Melbourne Bounce)는 한국에서 유명한데 이외의 다른 장르로 도전하는 것을 DJ Da Street은 조언한다.

 ☞DJ Da Street(박영석)
동아예술방송대학 Media and arts EMP과 DJ Class 외래 교수, 블랙엔터테인먼트 대표(ceo), Vinyl DJ School(www.vinyldjs2.com)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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