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의 역할에 대해 이의정(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보전달과 비판기능 수행을 담당하기에 학내 기구로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 중 2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에는 학보사가 존재한다. 학보사가 없는 두 학교는 각 학생 수가 800명과 1200명이었다. 서울 외 지역 4년제 대학 중에는 △동신대 △청운대 △초당대 △한중대 등에서 학보사가 없다. 학보사가 없는 대학은 학보사의 역할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에 따른 학보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까.

 학보사 필요성 느끼지 않는 이유는
  학보사가 없는 대학은 대부분 학보사에 요구되는 학내 비판기능을 총학생회가 수행하고 있어 학보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총 8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동신대에는 학내언론기관으로 방송국과 인터넷 방송국이 있으며 주로 학내 소식만을 전달한다. 동신대 총학생회(회장=문소영)는 총학생회가 학내 문제점을 수용하고 학교와 논의를 진행하기에 학보사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문소영 총학생회장은 “학보사가 생긴다면 학우들에게 좀 더 많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학내비판과 같은 기능은 학생이 직접 학교에 총학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총학 SNS에 글을 게시할 수 있기에 따로 학보사가 있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동신대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학보사의 필요성은 학생들 차원에서 먼저 논의되어야 하는바”라며 “아직 학생들의 요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재학생 3000여 명의 한중대는 직원으로 구성된 교지편집실에서 1년에 한 번 학교소식을 담은 교지를 발간한다. 김지원 한중대 총학생회 홍보국장은 “학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향에서 학보사가 있으면 좋겠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본교가 학내 문제를 부정당하게 결정한 바가 없다”며 “학보사가 담당하는 학내 비판기능은 현재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학보사를 창간하려는 시도도
  학보사가 없는 대학 중에는 학보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학보사를 만들어가려는 움직임도 있다. 재학생 6000여 명의 청운대는 학교 측에서 만드는 소식지가 1년에 4회 발간된다. 청운대 총학생회(회장=김진모)는 학보사의 필요성을 인식해 현재 학보사 창간을 위한 집행안을 만들고 있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학보사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진모 총학생회장은 “그동안은 학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당사자와 학생회 밖에 문제점을 알지 못했고 소식지는 학교 측 입장만 반영했다”며 “이런 문제들이 신문으로 표면화된다면 학교에서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보사가 총학생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학교의 경우 총학생회와 학교만이 학내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경우가 많아, 총학생회가 불공정한 활동을 했을 경우 학생들이 제어하기 힘들다”며 “학보사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학보사 창간하기 힘든 현실
  학보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학보사의 운영 경험과 능력이 있는 행정직원과 주간교수가 없어 학보사를 창간하지 못하는 대학도 있다. 오성진 초당대 학생회장은 “학보사가 생긴다면 학내구성원과의 소통과 학내비판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학보사 운영과 관련한 인력과 제도가 부족해 당장은 학보사를 만들기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보사에 대한 학생의 인식도 낮아 실제로 참여할 학생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학보사를 창간하기로 한 청운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청운대는 학교 차원의 학보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과 학생차원의 학보사 역할 인식 부족으로 학생회와 대의원회가 직접 학보사의 기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진모 총학생회장은 “학생이 학보사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초기 기반을 잡기 위해선 학생회나 대의원회 차원의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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