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부터 그 역사를 시작해온 <석탑만평>은 때로는 세태를 꼬집기도, 때로는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을 보여줬다.

 1. 1954년 10월 14일 지령 54호


  <대학사회만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고대신문 최초의 만평이다. 아래 ‘우생일장춘몽’이라 적혀 있고 소의 등에는 ‘등록금’이 쓰여 있다. 소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는 지금의 학생들에겐 옛날이야기로 들린다. 당시에도 그만큼이나 비쌌던 등록금의 시세를 반영하는 이야기이지만, 지금은 소를 몇 마리를 팔아야 등록금을 댈 수 있다. 


 2.1959년 5월 2일 지령 206호


  ‘보강제’라고 적힌 링거 병 안에는 여러 언어들이 섞여 들어있다. 교수는 외국어가 싫은 듯 얼굴을 찌푸린 학생에게 이 링거를 주입하고 있다. 만평의 하단엔 <교양과목>, 「다 맞아두면 유익할거야」라고 적혀 있다. 제2외국어 학습에 매달리는 현재와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3.1973년 6월 12일 지령 662호


  일몰 후의 인촌동산은 연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던 듯하다. 팻말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4.1986년 4월 28일 지령 1019호


  민주화의 열망이 들불처럼 퍼지던 1986년. 고려대에서 촉발된 교수들의 민주화 선언이 전국으로 이어지기를 열망하고 있다.


 5.1996년 4월 15일 지령 1260호


  동맹휴학은 학생들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벌이는 집단적인 등교, 수업 거부 운동이었다. 정치적 주장을 위해 수업거부가 결정됐지만, 실제 강의실에는 학생들이 많이 참석했던 모양이다. 
  
 6. 2008년 9월 29일 지령 1595호
 

  소득세, 부가세 인상 폭탄을 맞은 직장인이 한순간에 비어버린 월급주머니를 든 채 허망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 뒤에 종부세, 양도세를 완화로 싱글벙글한 재벌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민증세, 부자감세와 다름없는 정책을 비판하는 만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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