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문과대 서관의 공용컴퓨터를 이용하다 불편한 경험을 했다. 컴퓨터 속도가 느리고 바탕화면에는 이전 사용자들이 사용한 파일들이 잔뜩 남아 있는데다 인터넷 창을 켜면 팝업창이 계속 열리는 등 제대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서관에 설치된 공용컴퓨터가 ∆노후화 ∆미흡한 수리·관리 ∆관리프로그램 부재로 이용하는 학생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 문과대 서관 컴퓨터1실에서 고장 난 컴퓨터 좌석을 노트북전용석으로 활용하고 있다. 분홍색 포스트잇은 사용불가를 의미한다. 사진| 서동재 기자 awe@kunews.ac.kr

공용컴퓨터 수명 훨씬 지나
서관에 있는 공용컴퓨터들은 대부분 교체시기를 지났지만,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 1실과 컴퓨터 2실에 배치된 컴퓨터 83대 중 65대가 구매한 지 9년 이상 됐고, 각 층 복도에 설치된 총 14대의 컴퓨터 중에선 8대가 구매한 지 9년 이상 됐다. 전산운영부 강덕일 주임은 “일반적으로 공용컴퓨터는 수명이 5년 정도 된다”고 말했다. 수명이 지난 공용컴퓨터는 속도가 느려지고 운영체제에 대한 기술지원이 끊기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하민우(문과대 사회11) 씨는 “컴퓨터실에 고장 난 컴퓨터가 많고 작동되더라도 속도가 매우 느려 불편하다”고 말했다. 컴퓨터 1실에는 고장 난 컴퓨터가 많아 그 자리를 노트북전용석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문과대의 한 학생은 “노트북전용석은 컴퓨터 때문에 자리가 좁아 사용하기 불편하다”며 “이는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컴퓨터실을 관리하는 한 조교는 “사용자 수에 비해 컴퓨터가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다”며 “고장 난 컴퓨터를 아예 치우고 콘센트를 더 확보해서 노트북전용석을 개선 및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속한 수리 어려워
문과대는 학기 초와 학기 말에만 컴퓨터를 전체적으로 수리하고, 학기 중에 문제가 발견된 컴퓨터는 개별적으로 수리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컴퓨터를 매일 확인할 수 없고 전문 인력이 부족해 고장 난 컴퓨터가 그대로 방치돼있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실 관리를 담당하는 한 조교는 “컴퓨터실은 조교들이 돌아가면서 관리하는데, 인력과 시간이 부족해 컴퓨터에 이상이 있을 때마다 손을 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과대 학사지원부 측은 “복도에 있는 컴퓨터가 고장이 나면 근로장학생이 이를 점검해 외부업체에 수리를 맡기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는 수리를 바로바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예지 전 문과대 학생회장은 “컴퓨터 관리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며 “사용하는 학생은 많은데 사용 가능한 시설은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대는 전산실을 학사업무와 독립된 부서로 두고 두 명의 직원을 단과대 차원에서 고용해 수리와 관리를 맡기고 있다. 박시흥 경영대 학사지원부장은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관리프로그램 필요
컴퓨터 사용을 원활하게 하는 관리프로그램이 없는 것도 사용에 불편을 주는 원인이다. 관리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컴퓨터를 다시 시작했을 때 기존에 설치된 파일이 자동으로 삭제되고 악성 프로그램 설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더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전산운영부 강덕일 주임은 “관리프로그램은 컴퓨터가 파일을 읽고 쓰는 일을 줄여 하드디스크 관리에 도움이 되고, 컴퓨터의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과대 학사지원부 측은 “관리프로그램을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서관 컴퓨터실을 담당하는 최기홍(문과대 심리학과)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확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학교 측에 예산을 요구해 컴퓨터를 교체하고 관리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이라며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진행해 그 수익금으로 컴퓨터실을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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