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4번 출구. 시민청 활짝라운지를 들어서자 현대인의 고단한 마음을 치유하는 ‘마음약방’이 눈에 띈다. ‘마음, 어디가 아프세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황토색의 마음약방 왼편엔 두 손이 하트 모양의 심장을 꼭 껴안고 있다. 오른편엔 스무 가지의 마음의 병을 치료해 줄 처방약이 기다린다. 꿈이 없는 현대인을 위한 ‘꿈 소멸증’, 월요일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요병 말기’, 그리고 연애하기를 겁내는 사람들을 위한 ‘급성 연애세포 소멸증’ 등의 처방약 일부는 벌써 ‘sold out’이다.
서울시 문화재단은 시민청 활짝라운지에 ‘마음약방 자판기’를 설치했다. △현실도피증 △긴장불안증후군 △외톨이 바이러스 △습관성 만성피로 △예민성 경쟁과다증 등 스무 개의 마음병은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849명이 응답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증상들이다. 서울문화재단 시민문화팀 황은아 직원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자판기를 통해 시민의 고단한 마음을 치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고단한 마음을 대변하는 병명도 재미있다. 이는 현대인이 느끼는 보편적인 마음의 불편을 스무 가지의 병명으로 증상화한 것이다. 하늘색 상자엔 병명에 따라 이를 치료해줄 △이철수 판화가의 그림처방 △고도원 작가의 글 처방 △댄스처방 △엿츠(yutts) 처방 △증상을 완화 하는데 도움을 줄 음식처방 △지도 처방(시장 산책길, 문화예술 산책길, 힐링 산책길) 등이 들어있다. 한 예로, 시장 산책길엔 서울 곳곳에 숨겨진 스무 가지의 시장이 소개돼있다. 마음약방 자판기는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이용가능하며, 처방료는 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