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농구부는 2015 대학농구리그에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명실상부 대학 최강팀이다.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프로팀을 연달아 꺾으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금 이들은 정기 고연전(정기전) 5연승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바스켓코리아 김우석 편집장은 “고려대는 1970, 1990년대 전성기에 이어 제3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도 만만치 않다. 연세대는 대학농구리그 2위로 12승 2패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전성기를 맞이한 고려대와 그에 맞서는 연세대, 정기전을 맞이한 이들의 전력을 분석해봤다.

 

성장한 ‘국보 센터’ 이종현

고려대의 대표 선수는 단연 이종현(사범대 체교13, C)이다. 이승현(사범대 체교11, F) 선수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이종현 선수는 ‘국보 센터’로 2014년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국가대표로 선발돼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윙스팬(양팔을 다 펼쳐서 팔 끝 사이의 길이)이 223cm로 철통 수비를 보여줬다. 서대성 동국대 농구부 감독은 “이종현 선수의 수비력이 굉장히 탄탄해서 골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의 대표 선수는 최준용(연세대 스포츠레저13, F)이다. 올해 연세대 주전 선수 중 유일하게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다. 그는 내외곽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에 강점을 보인다. 대학농구리그 자유투 성공률 83.10%로 정확한 슛을 선보이고 있다.

작년 주전 선수들이 대거 프로 진출하면서 연세대의 주전 라인업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올해 최준용 선수를 제외한 4명의 새로운 주전 라인업이 형성됐다. 반면 고려대는 정기전 경험이 많은 문성곤(사범대 체교12, F), 이동엽(사범대 체교12, G), 이종현 선수의 출전으로 주전 라인업의 큰 변화는 없어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3명을 보유한 주전 라인

고려대는 전 포지션의 선수들을 주목할 만하다. 서대성 감독은 고려대는 전 포지션에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점프볼 한필상 기자는 “두꺼운 백업 진을 보유한 것도 또 하나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에 선발된 문성곤, 강상재(사범대 체교13, F), 이종현 선수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맹활약을 보이고 있다. 문성곤 선수는 스몰 포워드로 앞선 수비의 중심이다. 스피드와 탄력 그리고 활동량까지 동시에 갖춘 결정적 슈터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강상재 선수는 파워 포워드로 2015 대학농구리그에서 2점 슛 성공순위 3위다. 이종현과 함께 빅맨으로서 골 밑을 지키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동엽(사범대 체교12, G) 선수는 대학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게임 리딩과 공격력이 뛰어나다. 슈팅 가드 최성모(사범대 체교13, G) 선수는 빠른 트랜지션과 수비력을 갖췄다. 점프볼 곽현 기자는 “수비 이후 이어지는 빠른 속공을 이끌 이동엽, 최성모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는 최준용 선수와 더불어 허훈(연세대 스포츠레저14, G) 선수를 주목해야 한다. ‘농구 대통령’ 허재의 둘째 아들인 허훈 선수는 타고난 농구 센스와 공격력을 통해 실력이 급부상했다. 문성곤 선수는 “허훈과 최준용 선수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이번 정기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는 법’은 알지만, 방심은 금물

전 포지션에 걸쳐 고른 기량을 갖춘 고려대의 막강 주전 라인은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이기는 법’을 안다. 승부처에서 항상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것도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고려대의 특징이다. 한필상 기자는 “‘떡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고려대는 승부처에서의 집중력과 자신감이 연세대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야투율도 고려대의 강점 중 하나다. 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의 2점 슛 성공률은 57.47%로 연세대보다 10%P 이상 높다. 3점 슛 성공률에서도 고려대가 우위에 있다. 곽현 기자는 “결정적 한 방을 성공시킬 수 있는 슈터 문성곤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별한 약점을 보이지 않는 고려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만하지 않는 것이다. 김우석 편집장은 “일반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점수 차이가 크게 날 때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게 방심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팀플레이보다 자신의 플레이만을 강조한다면 오히려 연세대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주게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모든 전문가들은 정기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당일의 컨디션이라고 강조한다. 이민형 고려대 농구부 감독은 “정기전은 다른 경기보다 경기 외적 변수가 많다”며 “외적 변수에 좌우되지 않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연세대는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패배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한필상 기자는 “전반에 연세대가 주도권을 잡더라도 고려대가 추격하자 성급한 모습을 보인 경기가 많다”며 “패배에 대한 기억을 연세대가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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