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목동 아이스링크에선 승리를 자축하는 뱃노래가 울려 퍼졌다. 17년 만에 승리를 차지한 고려대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다시 한 번 고려대생의 미소를 책임질 그들의 정기전. 그 뒤에 숨겨진 선수들의 훈련은 어땠을까.

 

상반기 국내 공식경기 모두 우승

올해 본교 아이스하키부는 상반기에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었다. 2월 말 목동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린 ‘제96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대학부’ 결승에서 광운대를 8대 2로 꺾었다. 이를 시작으로 ‘와세다 친선교류전’과 ‘제60회 전국 대학부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서도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선 선수 한 명의 독주가 아니라 여러 선수가 골고루 골을 기록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주 공격수인 황예헌(사범대 체교13, FW), 황두현(사범대 체교13, FW) 선수뿐 아니라 김영훈(사범대 체교13, FW), 윤준(사범대 체교14, FW), 신동철(사범대 체교14, FW), 김도형(사범대 체교14, FW) 선수 등도 득점에 많은 기여를 했다. 수비수(DF)들도 골 행진에 가담했다. ‘제60회 전국대학부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한양대전에서는 수비수 서경준(사범대 체교14, DF)이 2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상반기 모든 대회에 연세대가 불참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연세대는 수비수에 부상 선수가 많고,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려대 아이스하키부 김희우 감독은 “연세대의 전략을 분석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고연전에서 연세대가 어떤 경기를 펼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탄탄한 골리와 성장하는 공격수

올해 고려대에서는 든든한 골리 박계훈(체육교육과 11학번, GK) 선수가 졸업하면서 누가 그의 자리를 메꿀 수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많은 부담감을 안고 골문 앞에 선 골리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이연승(사범대 체교14, GK) 선수는 상반기 경기에서 그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제60회 전국대학부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한양대전에서는 96%의 방어율을 보여주면서 단 한 골만을 허용했다. 오가람(사범대 체교15, GK) 선수는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92.8%의 방어율을 보였다. ‘제60회 전국대학부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경희대전에서 그는 전중진(경희대 체교11, FW) 선수와 일대일로 맞붙은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골문을 지켜냈다.

든든한 골리를 바탕으로 박진감 있게 경기에 임하는 공격수도 주목받고 있다. 이제까지 본교의 수비력은 연세대보다 강하지만 공격력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골을 기록했으며, 주 공격수들은 기본 2골씩은 성공했다. 특히 2015년 상반기 수훈선수로 뽑힌 황예헌 선수는 작년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제9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1피리어드에 한 골, 2피리어드에 두 골을 기록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의 강점인 스피드를 내세우고 약점인 슛의 정확도를 보완한다면 정기 고연전에서도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다.

 

많은 슈팅에 비해 적은 득점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특히 상반기에 열린 대학선수권대회에서는 연세대의 불참으로 손쉽게 우승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광운대전에서는 한 골 차로, 경희대전에서는 두 골 차로 승리하는 등 쉽지 않은 승부였다. 유효슈팅이 50개 이상이지만, 실제 골로 이어진 것은 3개밖에 없었다. 김희우 감독은 “숙적인 연세대의 불참으로 전력을 모두 짜서 출전하지 않았다”며 “여름 내내 준비하면서 선수들에게 미진한 부분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슈팅의 정확도는 아쉬웠다. 8월 21일 안양 한라와 진행한 연습게임에선 14번의 슈팅 중 단 한 번만이 골로 이어졌다. 안양 한라 김우재 코치는 “프로와 대학스포츠팀의 공격 비율은 매우 달라 비교가 힘들지만, 고려대의 경우 다양한 공격전술을 가지고 있으니 결정적인 찬스 때 득점이 이뤄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강한 협동력으로 2연승 노려

많은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개인 능력을 따지자면 아직까진 연세대가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희우 감독은 “아이스하키는 단체 운동”이라며 “개인 능력이 좋은 연세대의 선수들에 대한 큰 우려는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는 라인별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이어서 개별 선수들이 각 포지션의 전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전반적인 게임 운영이 수월하다. 김희우 감독은 “물론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팀의 활력을 살리지만, 연세대는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며 “그 선수들을 초반에 봉쇄하면 오히려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선수의 정신력이다. 고려대는 평상시 팀 전체적으로 정신력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은 7월 초부터 8월 15일까지 진행했던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특히 불필요한 드리블을 하는 식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훈련에 집중했다. 정기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조형준 한양대 감독은 “매년 아이스하키부를 따라다녔던 트라우마를 확실히 끊어내기 위해 고려대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이번 고연전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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