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훈(체육교육과 11학번, GK) 선수는 경기장 안의 관중들이 카운트다운을 하던 작년 정기전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그는 4년간 정기전의 골리로 활약했으며 작년 10월 27일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남자대표팀에 발탁됐다. 당시 대학 선수로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참여한 그에게 아이스하키의 규칙과 특징을 들어봤다.

▲ 박계훈(체육교육과 11학번) 선수와 조석준(체육교육과 11학번) 선수가 빨대를 이용해 페이스오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현제 기자 aleph@

- 경기는 어떻게 시작되나

“각 피리어드를 시작할 때와 중단된 경기를 재시작할 때 양교 선수들이 서로 맞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페이스오프(face-off)인데 심판이 떨어뜨린 퍽을 스틱으로 빼앗는 행위다. 아이스하키에서 퍽을 갖는다는 것은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말과 같다. 소유권을 뺏기면 공격을 당하기 십상이고, 시작하자마자 첫 번째로 하는 플레이인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 항상 페이스오프를 잘 따내야 그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 아이스하키는 몸싸움이 잦은 편인가

“아이스하키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많이들 격하다고 생각을 한다. 경기 중에 선수들이 많이 넘어지는 것은 바로 퍽을 뺏기 위한 몸싸움인 ‘바디 체크’ 때문이다. 퍽을 잡는 순간 그곳에 선수들이 모두 밀집해 서로를 밀치는 경우가 많다. 경기 중 바디 체킹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하지만 신경전에서 상대를 압도하기도 한다. 강한 바디 체킹이 나오면 팀의 분위기가 덩달아 달아오른다.”

 

- 선수 교체가 빈번하던데

“아이스하키를 보고 있으면 자주 선수들이 교체된다. 경기장에는 골리를 포함해 총 6명의 선수가 있다. 선수의 체력이 부친다거나 선수 교체 시간이 되면 경기장의 선수가 바뀐다. 한 경기당 약 50번 교체하는데, 심판이나 감독이 빠지라고 해서 교체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선수 교체 시에는 라인별로 함께 교체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라인은 감독의 판단에 따라 팀워크가 잘 맞는 선수끼리 구성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는 스페셜라인이 있다. 플레이어가 많은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는 파워 플레이(Power Play)와 패널티로 인해 수적으로 불리한 상태에서 게임을 하는 패널티킬링 상황엔 그것을 담당하는 라인이 통째로 유입되기도 한다.“

 

- 골을 막는 자신의 비법이 있다면

“경기를 하다 보면 상대 팀 공격수와 내가 1:1로 맞붙는 상황이 있을 때가 있다. 이것을 브레이크 어웨이라고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은 공격해야 하므로 슛을 쏘거나 동선을 바꿀 수밖에 없다. 그때 먼저 공이 어디로 올지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골리가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급해지는 것은 상대편이다.

작년 정기 고연전 때도 이동근(연세대 체교12, FW) 선수가 단독으로 퍽을 갖고 돌진하는 것을 봤다. 그때도 퍽이 오는 방향을 보고 쉽게 막아냈다. 브레이크 어웨이가 많이 벌어지는 상황은 아니지만, 슛을 막아내면 뿌듯한 기분이 더해지긴 한다.“

 

- 선수들이 주로 하는 반칙은 무엇인가

“가장 많이 하는 반칙으로는 아이싱(icing)과 오프사이드(off-side)가 있다. 아이싱은 센터라인 이전에서 수비수가 퍽을 쳤는데 선수의 스틱이나 몸에 맞지 않고 그대로 상대편 엔드라인을 통과했을 때 선언된다. 수비수들이 무조건 퍽을 상대지역으로 쳐내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이다. 오프사이드는 공격수가 퍽보다 먼저 파란색 라인을 넘겨 공격 진영으로 들어간 경우이다.

이때 퍽의 소유 여부가 반칙과 바디체킹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물론 심판의 재량이 크지만, 퍽을 소유한 경우 바디체킹으로 판정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의 몸을 스틱으로 밀거나 선수를 양옆에서 조여 오는 경우에도 퍽을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 체킹으로 인정된다.

보통 관중들은 경기 도중 페이스오프를 왜 다시 하는지 잘 모른다. 대부분 이런 반칙들을 저질렀을 때 경기를 중단하고 다시 페이스오프를 시작하는데, 이런 경우만큼은 숙지하고 오셨으면 좋겠다. 또 선수별로 특징을 알고 온다면 경기를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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