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세가 좋다. 고려대는 2월 춘계연맹전과 4월 FA컵 2개 대회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7월 열린 서울시장기와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추계연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고려대는 현재 대학 U리그 3권역에서 10승 2무 1패로, 11승 1패를 한 인천대에 이어 2위에 랭크돼있다. 연세대의 경우 신입생들의 활약에 힘입어 대학 U리그 4권역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기 결과는 8승 1무 4패로 신통치 않다. 작년 정기전과 올해 비정기 고연전에서 고려대에 1무 2패를 기록한 연세대는 이번 고연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2015 정기 고연전의 대미를 장식할 축구 경기에서 주목할 점을 알아봤다.

 

고려대의 더블스쿼드 vs 연세대 신입생의 돌풍

올해 상반기에 고려대는 빡빡한 대회 일정으로 인한 피로누적, 국가대표팀 소집, 고학번들의 교생실습 등으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서동원 고려대 축구부 감독은 경기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투입해 다양한 조합을 이끌어내려 했고 그 결과 어느 선수가 출전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스쿼드를 갖추게 됐다. 이상윤 건국대 축구부 감독은 “고려대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고른 기량을 가지고 있다”며 “조직적인 부분에서도 잘 다듬어져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결정력이 좋은 김건희(사범대 체교14, FW), 허용준(사범대 체교12, FW) 뿐만 아니라 이민규(사범대 체교12, MF), 명준재(사범대 체교13, FW), 이상민(사범대 체교14, MF) 등 빠른 발로 연세대의 수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지고 있다. AFC U-19 대회 차출로 작년 고연전에 참가하지 못했던 김건희 선수는 올해 15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해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추계연맹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명준재 선수와 부상에서 복귀한 이민규 선수도 발끝이 날카롭게 살아있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고려대가 방심할 수 없는 건, 연세대의 ‘뉴페이스’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 정기전 패배 후, 연세대는 실력이 뛰어난 신입생들을 대거 영입했다. 연세대는 추계연맹전 결승전에서도 신입생 5명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그 중 특히 전주현(연세대 체교15, MF) 선수나 한승규(연세대 체교15, MF) 선수는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고학년 선수들 못지않게 기술적 능력과 센스가 뛰어나다. 부상으로 추계연맹전 결승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빠른 발과 창조성을 가진 전주현 선수가 가세한 연세대의 공격력은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반전 뒷부분을 주목하라

고려대는 최근 7경기 중 5경기에서 후반 35분 이후에 골을 터뜨렸다. 후반 30분이 넘어가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정신적으로도 느슨해진다. 하지만 이 시간대에 골을 넣는다면 승리할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실제로 고려대의 최근 7경기에서 35분 이후에 나왔던 골들은 모두 결승골이 됐다. 경기 막판에 골을 넣는 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후반 44분 연세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음에도 후반 47분 다시 역전골을 뽑아내 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세종대와의 경기에서도 0-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후반에 3골을 몰아치는 저력으로 3-2로 역전승했다.

선제골도 고연전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고려대는 선제골을 넣은 경기에서 19승 2무의 성적을 거뒀다. 즉, 선제골을 넣은 경기에서는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선제골을 넣으면 무엇보다 심적 부담이 줄어들고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특히 한 골 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정기전에서는 선제골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다. 실제로 최근 7년간의 정기 고연전 축구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이 모두 승리했다. 올해 연세대는 주전 대부분이 정기전 경험이 없는 신입생이어서 선제골에 당하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조직력으로 연세대를 막아라

이번 시즌 연세대는 작년과는 다르게 포백(Four Back)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작년에는 쓰리백(Three Back) 전술을 통해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택했다면, 올해는 4백 전술을 사용하여 수비라인을 올리고, 상대방 진영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 빠른 신입생들이 가세한 연세대는 고려대 수비의 뒷공간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유상수 고려대 여자 축구부 감독은 “연세대 공격수들이 자세가 낮고 빠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떨어지는 고려대 수비수들이 조직력으로 이를 잘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세트피스에서의 수비도 주의해야 한다. 7월 열린 추계연맹전에서 총 8실점 중 3실점을 세트피스에서 허용했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의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경기력이 좋지 않더라도 실점을 허용할 수 있어 이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하다. 고려대 서동원 감독은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수비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대 조민국 감독은 “목동의 인조잔디에서는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 운영을 하는 연세대가조금 유리할 수 있지만, 고려대가 강한 피지컬로 밀어붙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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