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창간 6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월요일 아침 학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고대신문을 집어 들고 이번에는 어떤 기사가 나왔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곤 합니다. 이렇듯 고대신문은 고려대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가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신문들이 지면의 디자인과 편집에 변화를 주기도 하고 글자체를 바꿔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겉으로 드러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언론사가 가지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중요성까지 변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언론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관의 정책 홍보에 주력하거나 혹은 기득권 유지에 대한 설득을 담당하는 것은 언론의 길을 잃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제 갈 길을 잃은 수많은 기존 언론사들 사이에서 오히려 더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학언론사이며, 그 중에서도 지난 오랜 세월동안 사회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던 고대신문사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의 전 구성원들이 학교 발전과 개인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과연 그 목표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담론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담론은 구성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간의 정보를 열린 마음으로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와 관심사에 대해 충분히 의사소통하면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고대신문입니다.

창간 68주년에 즈음하여 고대신문이 대학 내 각 구성원들의 구심적 역할은 물론, 지난 선배들이 그랬듯이 다시 한 번 방향을 잃고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 작지만 멀리서도 보이는 등불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이상조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학교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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