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대 세종총학생회 선거가 완료됐다. 제28대 세종총학생회(회장=조현준, 세종총학)는 2학기 전학대회에서 바뀐 회칙에 의해 12월 31일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올해 3월 보궐로 당선된 제28대 세종총학은 그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임기가 1달여 남은 시점에서 제28대 세종총학의 1년을 되짚어봤다.

▲ 사진|고대신문 DB

대동제는 발전, 피드백은 빨라

제28대 세종총학은 남학생휴게실 신설, 대동제 활성화 등 복지와 문화 사업을 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중 5월 열린 대동제는 기존보다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전까지 학생회관 앞에서 진행됐던 대동제는 올해 국제스포츠학부 건물 앞 공터로 장소를 옮겨 규모가 커졌고, 중앙동아리뿐만 아니라 각 단과대의 소모임도 참여시켜 다양한 무대를 꾸몄다. 에어바운스의 설치와 씨름대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 참여유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구본빈 동아리연합회 사무국장은 “기존보다 축제가 큰 규모로 열린 것이 인상적이었지만 가수의 공연 뿐 아니라 다른 행사에도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빠른 피드백도 장점으로 꼽혔다. 쿠플존 등을 통해 학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김태경(경상대 경영15) 씨는 “총학생회가 쿠플존에 올라온 글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직접 댓글을 다는 모습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학술정보원 열람실에서 전선 피복이 벗겨져 스파크가 튄다는 민원이 있자 곧바로 학술정보원에 문의해 일을 처리했다.

한편 복지 공약으로 제시했던 남학생 휴게실은 11월 신설됐고, 음영지역 CCTV 설치는 총무부와 협력해 진행했다. 총무부 김창용 씨는 “총학생회 측에서 자체적으로 음영지역을 파악해 CCTV 설치 요청을 했고, 요청한 부분에 대해선 설치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구조개혁평가 대응은 미흡해

지난 8월 발표된 구조개혁평가 결과에 대한 총학생회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구조개혁평가 직후 총학생회는 교육부의 형평성과 공정성 없는 평가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모든 교직원은 봉급을 삭감하라’, ‘구조개혁을 실질적으로 준비했던 책임교직원들은 학교를 떠나라’ 등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과 요구안을 내놓았다. 평가 지표나 점수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없었다. 한 쿠플존 이용자는 댓글에서 “교육부의 평가가 잘못됐다면 잘못된 평가로부터 오히려 교수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장문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이어 “교육부의 평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 지표와 점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학교의 방만한 운영이 사실인지 확인하려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구조개혁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제공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10월 초 열린 2학기 전학대회에서 한 대의원은 구조개혁 진행상황을 주변 교수들을 통해 듣고 있다며 총학생회가 정보전달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창(과기대 식품생명13) 씨는 “구조개혁과 관련해 학교 측과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조현준 세종총학생회장은 “계속해서 구조개혁안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뀔 수 있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반쪽만 실현된 공약들

총학생회가 내세웠던 ‘회계특별자치위원회’와 ‘KUSE카드’ 공약은 반쪽만 진행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존에 근로장학생 10명을 모집해 회계특별자치위원회를 꾸리고, 각 학과, 단과대의 회계감사를 담당하려는 계획은 무산됐다. 조현준 세종총학생회장은 “장학금 문제 때문에 회계특별자치위원회 근로장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복지팀 관계자는 “애초에 총학생회 측에서 위원회에 대해 들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말고사 기간을 앞두고 촉박하게 위원회를 구성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유경 경상대 학생회장은 “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한 회계감사를 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12월에 와서 이를 진행하는 것은 시기상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문화부문의 중점 공약이었던 KUSE카드는 침산리 상가번영회의 와해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9월 열린 세종시와 침산리 상가번영회의 ‘침산리 주차환경 개선사업 업무협정 체결식’에는 KUSE카드 할인혜택 적용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협약 당시 도장을 찍었던 상가번영회 측 인원은 회장직이 박탈된 상태였고, 상가번영회 내부에서도 학생 할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행조차 하지 못한 공약도 있었다. 무인보관라커 설치 공약은 대동제 비용의 과도한 지출로 무산됐고, 계절학기 수강료 인하와 1학년 세미나 폐지 공약은 안암캠퍼스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학교 측에서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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