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곤(사범대 체교12) 씨. 사진ㅣ김주성 기자 peter@

때는 2015 대학농구리그 결승, 연세대와의 마지막 3차전. 고려대가 2점 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경기 종료까지 2분여 남은 상황. 문성곤(사범대 체교12) 선수가 우측 코너 라인에서 결정적인 3점 슛을 성공시켰다. 이 득점으로 고려대는 다시 한 번 대학농구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고연전 4연승을 비롯해 고려대 농구의 전성기를 이끈 문 선수는 4년 동안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이제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프로 생활을 하고 있다. 고려대 농구부 에이스로 활약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 선수가 고려대에 진학하게 된 데는 부모와 경복고 농구부 시절 김대환 코치의 영향이 컸다. “부모님께서 고려대 농구부가 가지고 있는 교육 인프라, 선후배 간 유대, 수비 위주의 플레이 스타일 등에 대해서 알려주셨어요. 코치님은 고려대가 수비력과 슈팅력을 가지고 있는 포워드를 원해 제게 기회를 많이 줄 것이라 말씀해주셨죠. 그 얘길 듣고 기회도 많이 받고 고대에서 한층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문 선수는 본교 입학 후 고려대 농구부의 매력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고려대 농구부 응원단인 ‘안암골 호랑이들’은 저희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고, 선수와 팬들 간 유대관계도 만들어주었어요. 최고의 응원단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연세대 진학은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짓궂은 질문엔 “연세대는 유흥을 즐기기 쉬운 신촌에 있어 농구에 집중하기엔 어려운 환경이라 생각했다”고 대답하며 웃었다.

문 선수는 대학생으로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3학년 때 학점 3.5로 ‘학업 우수상’을 받았다. “수업 빠지는 걸 싫어하시는 감독님 덕분에 공부에 집중하게 됐어요. 최대한 연습시간을 피해 시간표를 만들고 성실히 수업에 임하라고 지시하셨죠. 저도 성적까지 우수했던 선배들의 뒤를 따라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잰 농구만 하니깐 머리가 나쁘다’라는 인식을 없애고 싶었어요.”

학교에서의 추억에 관해 묻자 그는 “2학년 때 동료 선수들과 같이 갔던 입실렌티가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평소에 코트 위에만 있다가 응원가를 부르는 관중 속에 속해있으니 신기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민족의 아리아’ 응원가를 열정적으로 부르는 학생들의 모습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는 그 이후 고연전 승리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고 했다.

문 선수는 이때까지 고려대가 유지해온 대학농구 최강자 자리를 후배들이 더 강한 모습으로 지켜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제 후배들이 승리할 차례입니다. 특히 연세대와의 경기는 꼭 계속 이겨주길 바랍니다. 저 역시도 고려대 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학교를 빛내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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