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훼이(Wang Hui, 국제학부12) 씨.

사진ㅣ김주성 기자 peter@

“편입생이라 다른 친구들보다 학교생활이 짧아서 아쉬워요. 그래도 저는 여기서 일어난 모든 일이 아직도 멋져요.”

한국말이 조금 서툰 중국 청년 왕훼이(Wang Hui, 국제학부12) 씨는 졸업 후에도 한국에 남아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며 운을 뗐다. 어릴 적 부모의 직업 때문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세계적 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배우고 싶어 한국에 오게 됐다.

고등학생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사우스이스트미저리주립대(Southeast Missouri State University)에서 학부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학점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10개월간 안양대에서 한국을 접한 왕훼이 씨는 중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에 매료돼 한국으로의 편입을 결심했다.

미국 대학을 휴학하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던 왕훼이 씨는 다른 대학보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배울 수 있는 고려대 국제학부로 편입했다. 그는 “고향인 중국과 가깝다는 이유도 있지만, 여러 나라의 문화를 동시에 접할 수 있어서 한국 문화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잦아 외로움을 견뎌냈다는 왕훼이 씨는 고려대에 와서 정을 자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살 때는 누군가와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며 “고려대에서 선후배끼리 도와주는 문화를 접했을 때 신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왕훼이 씨는 자신처럼 한국어가 서툰 유학생들을 위해 부동산에서 집을 함께 알아봐주고 번역을 도와주기도 했다.

교수들 또한 그에게 큰 의지가 됐다. “미국 대학의 교수는 수업시간 이외에는 볼 수 없는 사람들인데 반해 한국 교수들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항상 물어보고, 직업을 선택하는 데도 아낌없이 충고해주는 등 멘토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힘든 시기를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행복하게 보냈다던 왕훼이 씨는 현재 서울에 위치한 바이오기술개발회사에서 외국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하며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외국인이라서 취업이 힘들까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교수님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노력한 만큼 결과로 되돌려 받는 것 같아요. 지금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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