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시대, 위나라의 대부 공손조는 공자의 제자 자공에게 물었다. “그대의 스승은 누구에게서 학문을 배웠나요?” 그는 대답했다. “어찌 일정한 스승이 있으시겠습니까? 우리 선생님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셨고, 특정한 스승에게 배우지 않았습니다.” 

  논어 19편 <자장>에 나온 이야기다. 사람을 동경하는 것엔 높고 낮음이 없다. 멋진 친구를 곁에 둬도 좋고, 유명인의 말에 자각심을 느껴도 좋다. 누군가들의 스타가 아닌 ‘팬’이 된다는 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들을 향한 팬심이 너무 강해 곤혹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 때문에, 현실에 발을 딛는 스타를 보며 실망할 때도 있을 것이다. 또 때론 자존감이 낮아질 수도 있다. 스타와 자신을 비교하며 초라함을 느끼는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누군가의 스타가 될 수 있다. 우리 주변엔 예상치도 못한 스타가 등장하기 마련이니까.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행동도 문득 빛이 날 때가 있다. 누군가는 잘 살고 있는데도 귀찮게 안부를 물어댄다. 집요하게도 행복을 물어봐 주는 그 사람은 따뜻함을 묻히고 다니는 사람이다. 말이 많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사람도 있다. 진지한 그 사람은 위로 한마디로도 내 편인 느낌, 그런 느낌에 흠뻑 젖게 한다.

  우리와 가까운 누군가는 기숙사니 등록금이니, 유난이다 싶을 정도로 학교에 요구하는 게 많다. 덕분에, 교육권리라는 말도 몰랐던 사람들은, 이제 등심위 속기록을 뒤적거리게 됐다. ‘옳은 건 옳다, 틀리면 틀리다.’ 하루에 몇 번이고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 ‘왜 저렇게 싸움닭일까?’ 눈팅만 하던 사람은, 말하지 못했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기 시작한다.

  정말 가끔, 밤하늘을 지나가는 비행기 같은 스타도 있다. 그들은 틀린 정보를 이용해 왜곡된 여론을 형성하고, 교묘한 말로 자기의 주장을 정당화한다. 별인 줄 알았는데, 비행기라는 걸 알았을 때 느끼는 허탈감이란. 그러나 그들도 스타긴 스타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들을 보며 배울 점이 있으니까. 물론 배우고 싶지 않은 점을 말이다. 

  여하튼 사람을 사랑하고 배움을 돌려받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사람이 한 번에 180° 변할 수는 없지만, 그들을 향한 팬심은 1°C씩 모여 사람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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