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행정과 한국의 행정은 어떻게 다를까. 이번 ‘행정 발전 경험’ 연수를 받은 엘살바도르 재무부 미리나(Mirna N Vásquez) 기획조정자, 인력개발부 타니아(Tania M Fuentes) 이사는 KOICA의 모집 공고를 접한 후 선발 과정을 거쳐 연수에 참여하게 됐다. 멕시코 아래에 위치한 엘살바도르는 면적은 한국의 5분의 1, 인구는 10분의 1이 조금 넘는 작은 국가로, 1인당 GDP는 4258달러(세계 101위) 정도다.
 
▲ 엘살바도르의 행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미리나(왼쪽)와 타니아(오른쪽) 연수생.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 연수에 대해 평가한다면
미리나 | 전체적으로 좋다. 아쉬운 점이라면 엘살바도르에서 인력(Human Resource, HR) 담당자가 많이 왔기에 연수 프로그램도 인력 관련 분야에 더 집중했으면 했다. 공공행정 개혁에 관련된 분야는 너무 압축돼 설명된 부분이 있었다. 전자정보, 특히 정부 3.0이나 성과 관리에 기반을 둔 HR 운영을 자세히 설명 듣고 싶었다.
타니아 | 만족한다.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경제 발전이라든지 행정 시스템, 반부패 전략, 조세 관련 내용, 행정 제도의 개혁 변화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이론수업 말고도 현장 방문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했다. 강사진이 모두 해당 분야에서 저명해 기술이나 경험적인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전수해줬다.
 
- 엘살바도르와 한국의 행정을 비교한다면
미리나 | 차이가 심하다. 한국의 경우 일찍이 공무원 연수제도가 있었지만, 엘살바도르는 그런 제도를 만들 목표만 있다. 또한 한국은 2014년에 인사혁신처를 만들어 HR과 관련한 부분을 중앙집중적으로 처리한다. 엘살바도르는 부처마다 필요한 인력을 별도로 뽑고 규범이나 선발 과정도 따로 움직인다. 이처럼 엘살바도르엔 통일된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타니아 | 공무원이 되기 위한 제도가 체계적이다. 이 부처에 몇 명의 정원을 뽑는지, 승진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낸다. 시험을 통해 공무원을 선발하는 것도 그렇다. 한국 사람들은 공부를 통해 전문 지식을 갖추고 공무원이 된다. 이처럼 한국은 표준 선발 기준이 있어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고 객관적인 성적, 실력에 의해 공무원 사회에 진입한다. 엘살바도르는 작년부터 각 부처에 공석이 생기면 해당 직책과 업무를 정부 웹사이트에 올려 구인한다. 이전엔 각 부처에서 신문 구인공고를 통해 선발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과거 지원자의 이력서를 각 부처에 돌렸다.
 
- 연수내용을 엘살바도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미리나 | 재무부에서 연수를 통해 기대한 바는 한국의 모범적인 모델을 엘살바도르에 바로 적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성공 모델을 그대로 엘살바도르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엘살바도르의 사회, 경제 환경이 한국과 많이 달라서다. 엘살바도르에서 공무원은 안정적이어서 인기가 많다. 청년들은 많은 업무 압박을 받지 않는 편한 공무원을 희망한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면 국가를 개선한다거나 국가에 봉사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엘살바도르의 공무원 제도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타니아 | 한국의 시스템은 엘살바도르와 비교하면 30년 정도 앞서 있어 바로 도입하기에 무리가 많다. 가장 먼저 도입 가능한 것은 공무원 연수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적용하고 싶은 제도는 임금 체계다. 한국의 임금체제는 개인 성과와 팀 성과를 반영하는 성과봉급제로 이뤄진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부처마다 봉급이 다르고 승급 체계도 다르다. 한국처럼 중앙집권의 행정체계를 갖추려면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부처에 맞춰 전부 임금을 상승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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