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몸 풀고 훈련 준비하자!”, “2열로 서.”, “운동장 한 바퀴 뛰고 와!” 1일 오후,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 진행되는 동안 본교 녹지운동장에서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준비하는 본교 여자축구부 FC ELISE였다. 이들은 가평에서 열리는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에서 연세대 여자축구 동아리 W-Kicks(W킥스)와의 경기를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 대회를 앞두고 세트피스 훈련 중인 FC ELISE 사진|심동일 기자 shen@

  엘리제는 대회를 앞두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골 결정력과 수비를 강화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찬스를 살리는 빈도를 높이고,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킥을 좀 더 길게!”, “박스 안에서 계속 움직여야지!”, “수비수들 확실하게 걷어내고!” 잠깐 선선해지다 만 날씨 탓인지, 선수들의 얼굴에는 금세 땀이 맺혔다. 훈련 막바지에는 대회를 앞두고 페널티킥 순번을 정했다. 여러 번의 시도를 거치고 나서야 페널티킥 순번을 정하고, 이틀 뒤 가평에서 열릴 ‘고연전’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3일 오후, W킥스와 맞붙은 엘리제는 중원에서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갔다. W킥스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양쪽 날개의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을 뺏은 뒤 역습으로 맞받아쳤다. 여전히 주도권을 쥔 엘리제는 좋은 위치에서 여러 차례 프리킥을 얻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던 중 W킥스는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골로 성공시키며 앞서나갔다. 스코어 0-1.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이 마무리되고, 엘리제는 선수를 교체하며 후반전을 준비했다. 더욱 공격적으로 W킥스를 몰아쳤지만, 아쉬운 마무리로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엘리제는 후반전 막바지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최종 스코어 0-2.

  하지만 김선영 주장은 다시금 의지를 불태웠다. “동아리 내적으로 체계를 가지고 팀의 결속력을 단단히 할 겁니다. 팀 내 실력차이도 점점 줄여 소외되는 팀원이 없도록 하고, 외부적으로는 여성축구를 더 알리려는 움직임에 힘을 보탤 것입니다. 곧 WUFA(여자대학축구동아리연맹)가 창단될 예정입니다. WUFA가 여자 대학생들의 생활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나아가 어린 여자아이들도 축구를 접할 기회를 더 만들도록 FC ELISE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입니다."

  W킥스에게 설욕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엘리제는 10월 2일 FC 서울이 주최하는 서울컵 8강전에서 W킥스를 다시 만난다. 정기 고연전이 끝나도 계속되는 ‘고연전’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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