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식스맨이지만 끝은 에이스로
시작은 식스맨이지만 끝은 에이스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6.09.16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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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우 선수 인터뷰

  “종현이 형처럼 1, 2학년 때부터 선발로 뛰면 좋죠. 근데 전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잘하는 형들 옆에서 많이 배우기 위해 고려대에 왔죠.”

  스스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동기인 준영이와 함께 고려대의 얼굴을 맡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장난기 어린 눈빛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고 있는 차세대 에이스 전현우(사범대 체교15, F)를 만나봤다.

 

▲ 식스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전현우 선수 사진 | 김주성, 심동일, 이명오 기자 press@

 

  전현우는 현재 주전 선수가 아니다. 올해 3월부터 열린 2016 대학농구리그에선 전반기까지 평균 출전시간이 6분 정도였다. 대학농구리그 개막전 이후 부상이 있었지만, 냉정히 판단해 현재 고려대의 막강한 주전선수들과의 경쟁에선 밀리고 있다. 많이 뛰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그는 “선수이면 누구든 많이 뛰고 싶죠. 근데 전 이곳에 오려고 결심했을 때부터 ‘일단 많이 배우자’라는 생각뿐이었어요. 지금까지도 그렇고요”라고 말했다.

  전현우는 대학농구 무대에 와서 높은 벽을 실감했다. “대학에 와보니 확실히 선수들의 수준이 높더라고요. 고려대는 잘하는 선수들만 모아놓은 곳이잖아요.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가 이렇게 수비가 약한 선수일 줄은 몰랐어요.” 그는 무룡고 시절 ‘원맨팀’에 가깝게 공격, 수비 등 팀의 모든 부문을 다 책임졌다. 하지만 본교 진학 후 그는 힘들게 주전 경쟁을 하면서 더 발전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게 됐다.

  사실 전현우에게 벤치멤버는 익숙하지 않은 자리다. 전현우는 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고 2012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될 만큼 유망한 선수다. 하지만 그의 포지션인 스몰포워드 자리는 작년엔 문성곤, 올해는 정희원이라는 스타선수들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제일 잘하는 사람이 주전으로 나가는 게 맞잖아요. 제가 팀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면 자연스럽게 주전 자리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내년부터였으면 좋겠고요.”

  전현우는 올해 고연전에서 주전이 아닌 ‘식스맨(Sixth Man)’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스맨은 팀에서 5명의 주전 선수를 제외하고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의미한다. 식스맨은 주전 선수가 빠졌을 때 그 자리를 메우고, 팀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할 때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팀마다 식스맨의 역할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3점 슛 능력이 뛰어난 전현우는 팀의 외곽 공격에 큰 보탬이 된다. “감독님은 교체 선수에겐 공통적으로 수비와 리바운드를 강조하세요.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제 장기인 슛도 넣어야죠.”

  전현우는 농구 인생에서 올해 초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대학 와서 경기 뛰는 시간이 줄어든 데다 연세대와의 대학농구리그 개막전 이후 우측 무릎연골에 있는 물주머니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부상을 당하고 회복하는 동안 자신감도 떨어지고 회의감도 많이 들었어요. ‘내가 이 팀에 꼭 필요한 존재인가’, ‘내가 농구를 잘하는 선수인가’ … 제 농구 인생에 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그가 두 달 반 정도의 시간 후에 내린 답은 하나였다. ‘더 치열해지자’

  시련의 시간 후 성숙해진 전현우는 말하는 내내 겸손했다. “아직은 고려대라는 팀에서 주전으로 뛸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수비에서 많은 보강이 필요해요. 슛도 더 자신감 있게 쏘기 위해 많이 연습해야 하고요. 그리고 부상당하지 않게 평소 몸 관리도 더 신경 쓰려고 해요. 사실 농구하면서 이렇게 길게 쉰 적이 없었거든요.”

  전현우는 누구보다 고연전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고연전은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해요. 연세대에 있는 형, 친구들도 개인적으로는 다 친한데 그래도 고연전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는 승리해야 하는 또 다른 특별한 이유도 얘기했다. “작년 고연전에서 승리하고 기수분들이 올려주는 깃발 사이를 지나갔었는데, 그때 기분이 진짜 좋더라고요.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기분이에요. 또 느끼고 싶어서라도 고연전은 무조건 이길 거예요”

  그는 지면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부탁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가족들, 농구부 선배님들, 팬분들께 모두 감사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형에게 고마워요. 농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이 제 뒷바라지를 해주셨어요. 그때부터 형이 많은 걸 희생했어요. 그 점이 많이 미안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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