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을 이겨내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에요.” 본교 졸업 후 SK와이번스에 입단한 김주한(체육교육학과 12학번) 선수의 모자 밑창에는 ‘자신감’이란 단어가 적혀 있다. 경기 중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 그에게 힘이 되는 건 모자에 적힌 글자였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자신감밖에 없는 것 같아요. 글자를 보고 저 자신을 믿으며 공을 던져요.” 실제로 김주한 선수의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운용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쓰여있다. 

 

▲ 김주한 선수가 마운드에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 | SK와이번스 홍보팀

 

  초등학교 시절, 후배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야구는 삶의 전부가 됐다. 경주에서 야구를 시작한 김주한 선수는 2009년 서울로 올라와 성남고를 거쳐 고려대에 진학했다. 새내기 시절부터 슈퍼루키로 주목받은 김주한 선수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내내 고연전에서 등판했다. 그는 2014년까지 고연전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고, 첫 해와 마지막 해에는 완투승을 거뒀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정기전의 사나이’였다.

  2012년 9월, 신입생이었던 김주한 선수는 첫 고연전을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1학년이니 아직 기회는 많다고 생각하며 부담을 덜었어요. 그동안 잘 해오던 모습을 생각하고 저 자신만 믿었던 것 같아요. 코치님도 지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최선만 다하라고 격려해주셨고요. 지더라도 실망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김주한 선수는 가장 아쉬웠던 기억으로 2013년 고연전을 꼽았다. 집안 사정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정기전에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커 출전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해 고려대는 1대 3으로 패했다. “1학년 때 완투하고 단상에 올라 4년간 고연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말했어요. 그런데 그 말을 하고 다음 해에 바로 져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아요.”

  2015년, 잠실야구장 마운드에서 마지막 투구를 마쳤을 때 김주한 선수는 만감이 교차했다. “완투했다는 뿌듯함, 마지막 고연전을 승리로 마쳤다는 후련함, 다시는 고연전에 나가지 못한다는 아쉬움, 졸업하는 것에 대한 섭섭함 등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4년간 고연전에서의 경험은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김주한 선수는 2016년 신인지명회의 2라운드에서 SK와이번스에 지명됐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그는 같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이자 롤모델인 조웅천 코치를 만나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다(7일 기준). “조웅천 코치님의 투구 유형이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해 고등학교 때부터 코치님의 영상을 보면서 연습했어요. 어떤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명받은 구단에서 코치님으로 만나게 돼 신기하고 좋았죠.”

  그는 고연전을 앞둔 야구부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매년 고대가 전력이 약하다고 말했지만 2013년을 제외하고 결국 이겼어요. 정기전은 전력이 아니라 정신력에 좌우된다고 생각해요.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팀이 이기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서 절대 지지 말라고, 부담 주는 건 아니지만 절대 지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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