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무라 다카시(가톨릭대) 초빙교수의 강연이 5일 오후 2시 아세아문제연구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우에무라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초 보도했던 전 아사히신문 기자다. 본교 아세아문제연구소 현대일본센터(센터장=이형식 교수)가 주관한 이번 초청 강연은 ‘역사수정주의와 싸우는 저널리스트의 보고(報告)’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강연에는 일본 학생을 포함한 본교생과 교직원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 사진 | 박윤상 기자 prieze@

  우에무라 교수는 1991년 8월 11일, 김학순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이 담긴 녹음을 듣고 한국 언론보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아사히신문에서 보도했다. 기사는 일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3일 후 한국에선 김학순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1932년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 이후 50여 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가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우에무라 교수는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 이후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어져 세계가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위안부 보도 이후 우에무라 교수는 일본 우익 세력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우에무라 교수에 따르면 1992년부터 도쿄기독교대학의 니시오카 쓰토무 교수를 비롯한 일본 내 역사수정주의 단체로부터 거센 항의와 비난이 이어졌다. 우에무라 교수는 “그들은 내 기사가 날조됐다고 깎아내리며 사실을 왜곡하려 했다”며 “하지만 과거를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저널리즘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우에무라 교수는 작년 12월 있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일본이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빠졌다며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우에무라 교수는 “위안부 문제는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전쟁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여성들의 마음을 다음 세대가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에무라 교수는 일본은 1993년의 고노담화를 계승해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도록 하고, 일본인이 위안부 역사를 기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들은 김현욱(이과대 수학10) 씨는 “위안부 문제를 최초 보도한 일본인이 바라보는 위안부 얘기를 들을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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