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구 교수의회 의장

  고대신문 창간 6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최고(最古)라는 전통에 걸맞게 최고(最高)의 권위를 가진 대학언론 매체로 발전시켜온 고대신문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에 대해 애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던 7~80년대에는 고대신문의 인기가 너무 많아 월요일 9시전부터 신문을 받기 위해 미리 긴 줄을 서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인터넷이나 SNS와 같은 새로운 정보 매체가 등장하면서 고대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본교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사회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므로 반드시 고대신문만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고대신문이 하향평준화 속의 1등에 만족하지 말고 명실상부한 최고의 신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라며,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학교 행정에 대해 고대신문이 조금 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랍니다. 최근 3무정책, 학사행정시스템 개혁, 절대평가 확대, 필요기반 장학제도, 유연학기제 등이 도입되었습니다. 새로운 제도와 정책을 시행하려는 학교측에서는 당연히 좋은 점을 홍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대신문은 새로운 제도들에 대한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일정 기간 후에는 현장에서 잘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점검하여 개선책이나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학생과 교수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고대신문이 언론매체로서 자정 기능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교내에서 부조리하여 바로잡아야 할 일이 있거나 학교 구성원들에게 답답하고 억울한 일을 호소하고자 할 때 정대후문의 대자보가 아닌 고대신문에 실리고 대책이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대신문이 제 역할을 한다면 본교에 관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외부 언론을 통해 알려져 학교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전고대인의 기자화’를 시도해볼 것을 권합니다. ‘객원기자’나 ‘명예기자’를 많이 위촉해도 좋고, 아예 학생과 교직원의 글을 자유롭게 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기성언론을 흉내 내서 고정 칼럼의 필자를 교수에 맡기지 말고, 강사와 학생 등으로 확대해 보십시오. 독자들에게 공감 가는 글이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도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고대신문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고대신문의 건승과 기자들의 건투를 빕니다.

 

글 | 이정구 교수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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