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시간을 오전 9시에서 8시 30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학사제도 개정(안)이 실행될 경우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거리 통학생은 1교시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반응이다. 약 2시간 거리의 파주에 거주하는 박태인(사범대 수교16) 씨는 “지금도 1교시 수업이 있으면 전날 학교에서 일찍 집으로 와 당일 아침에 일찍 출발해야만 5시간 수면이 겨우 보장된다”며 “기숙사나 자취를 하는 학생들에 비해 공부할 시간적 환경이 만들어지기 힘든 현실이라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통학하는데 1시간 반이 걸린다는 김예덕(정경대 정외14) 씨는 “서울 또는 경기도권 학생들은 실 통학시간과는 무관하게 기숙사 제도의 수혜 범위에 들어가지 못한다”며 “기숙사 신축 등의 보완제도 없이 시간표를 변동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불편할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안전 문제의 가능성도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과대의 경우 강의실이 부족해서 현재 0교시가 개설되기도 한다. 김병환 공과대 회장은 “0교시를 강행하는 상황에 1교시를 앞당기는 것은 통학생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제로 0교시를 수강했던 신창영(공과대 전기전자15) 씨는 “1교시가 9시까지여도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친구들은 있다”며 “이화여대처럼 1교시가 8시인 학교도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학생들도 잘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1교시 시간이 변경될 경우 영향을 받는 사람들 중에는 미화노동자도 있다. 미화노동자들은 현재 공식 근무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하지만 보통 1교시 시작시간인 9시까지 일을 끝내지 못해 무임금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2시간 정도 미리 나와 일을 하고 있다. 미화노조 서재순 고대부분회장은 “1교시 시간이 8시 30분으로 앞당겨진다면 더 일찍 나와 무임금 노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등굣길에 자주 이용하는 카페, 복사집은 대부분 개점 시간이 8시여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개점 시간이 8시 30분인 가게들은 상황에 따라 변경할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이공계 후문에 위치한 카페 ‘그리다 꿈’ 관계자는 “시간대별로 매출을 파악해보면 크게 영향은 없겠지만 오픈 시간이 바뀔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8시 30분 이전에 1교시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화여대는 현재 1교시 시작 시간이 8시다. 장우경(이화여대 컴퓨터공학15) 씨는 “통학하는 친구들은 조조할인을 받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사람이 적어 앉아갈 수 있는 점이 좋지만, 교수님과 학생 모두 힘들어하고 시험마저 8시인 경우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김민지(이화여대 수교14) 씨는 “차라리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는 게 나은 것 같다”며 “아침잠이 많은 사람은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고 수업 집중이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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