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광장 지하 열린도서관에서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KU캐스트 에디터들이 모였다.

  구독하면 고대생에게 도움이 될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 새내기 새로배움터(새터)를 앞둔 2월 초엔 ‘술 게임 백과사전’이, 과제와 발표가 넘쳐나는 4월엔 ‘리포트 분량 늘리기 팁’이 조회 수가 높다. 학교 주변 카페와 맛집 리뷰, 학사 일정 공지는 꾸준한 인기 게시물이다. ‘KU캐스트’의 콘텐츠에는 고대생의 일상이 녹아 있다.

  KU캐스트는 ‘너만 모르는 고대 이야기’라는 슬로건으로 학내외 다양한 정보를 큐레이팅한다. 웹상에서 떠도는 콘텐츠들을 2차로 저작하거나 가공해 제공하고 있다. 2015년 11월에 만들어진 KU캐스트는 본교 재학생 에디터 4명이 운영하고 있다. 유정아(사범대 교육15), 윤혜원(문과대 언어15), 이준혁(사범대 체교16), 한리경(정보대 컴퓨터15) 씨가 그 주인공이다. 전공분야는 제각각이지만, 재밌고 유용한 콘텐츠에 대한 애정은 같다. 한리경 씨는 KU캐스트의 시작을 함께한 창설 멤버다. “장학금 공지를 놓쳐서 신청에 실패하거나, 이중전공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라 곤란해 하는 학우들을 많이 봤어요. 산재한 정보들을 모아 정리해서 보여주고 싶어 시작했죠.”

  KU캐스트 에디터들은 대부분 미디어 콘텐츠 기획과 유통에 관심이 많다. 유정아 씨도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합류를 결심했다. “방송, 콘텐츠 기획 분야에 관심이 있었어요. 고려대를 대표하는 큐레이팅 서비스의 일원이 되면 향후 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죠.” 윤혜원 씨와 이준혁 씨 또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볼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했다”고 입을 모았다.

  KU캐스트는 페이스북 ‘좋아요’ 1만7350개를 돌파했다. 에디터들은 늘어나는 구독자들을 보며 기쁨과 무게감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콘텐츠에 공감할 때, 콘텐츠가 정보로써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에디터들은 힘을 얻는다. 누군가 KU캐스트 콘텐츠를 보고 있으면 ‘저거 내가 만든 건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신기하다. 에디터 활동이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유정아 씨는 “그동안 포토샵 능력을 키우고 디자인 안목을 길렀다”며 “자기계발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에디터들은 솟아나는 아이디어로 웃음을 주는 동시에, 도움되는 정보도 제공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늘어난 ‘좋아요’ 수만큼 파급력도 커져 콘텐츠를 만들 때 심사숙고해야 한다. 한리경 씨는 작년에 만들었던 16학번 새내기 문답 형식의 콘텐츠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기획하던 중 ‘정말 새터에서 술만 마시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왔어요. 반은 농담으로 ‘네’라고 대답했죠. 그러자 여러 새터 준비위원들이 ‘술을 강요하지 않는 등 새터의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인데, 이런 콘텐츠가 소비되면 곤란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어요. 이후로는 콘텐츠를 만들 때 신중히 고민하고 있죠.”

  에디터들은 KU캐스트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 중이다. 현재 콘텐츠를 만들 때 드는 비용은 에디터들의 사비로 충당한다. 페이지를 수익 구조화해 에디터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학교 이름을 달고 있어서 사익을 추구하기엔 조심스럽다. 에디터들은 학교 지원을 받을 방안도 고민 중이다. 하지만 일단은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지금은 학생들이 겪은 ‘흑역사’이야기들을 모아 들려주는 ‘KU썰’을 준비 중이에요. 다른 동아리와 협업한 콘텐츠를 만들 계획도 있으니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대해주세요!”

글│구자원 기자 9esource@
사진│친기즈 기자 obla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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