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주거정책 핵심 과제
1인 가구, 주거정책 핵심 과제
  • 이민준 기자
  • 승인 2017.04.10 0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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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대선정책 토론회

  차기 정권은 어떤 주거 정책을 만들어야 할까. 19대 대선의 윤곽이 잡힌 지금, 시민들은 보다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한다. 청년, 노인, 동성 커플, 비혼주의자 등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등장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6일 오후 국회에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인 가구 대선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청년주거운동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 이영한(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박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노용균(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4인 가족 중심 정책 수정 필요해
  
통계청이 2015년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이 27%로 1위를 기록했다. 지방에서 홀로 상경한 대학생부터 비혼을 선택한 2, 30대, 홀로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까지, 1인 가구는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그럼에도 현재 주거 정책이 4인 가구 중심이라고 지적하며 1인 가구 중심으로의 재편을 촉구했다.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4인 가족을 우선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배분하고 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 공급되고 있으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토론회에서 이어졌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에 따라 결정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서초구에 위치한 ‘행복주택’과 공공임대주택 중 하나인 ‘서초3 국민임대주택’의 단위 면적당 임대료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공공임대주택 제도 내에서도 가구에 따라 임대료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행복주택 입주자 선정 기준이 사회적 지위에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행복주택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로 80%를, 고령자와 수급자로 20%를 선정하고 있다. 청년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입안된 정책이다 보니, 청년 이외의 1인 가구에게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임경지 위원장은 차기 정부에 △1인 가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 △주거 취약계층 지원 등을 제언했다.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 재편을 통해 1인 가구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증금 규모 등을 파악한 뒤 이에 맞게 소액 대출을 지원할 것을 제시했다. 고시원, 반지하 등에 거주 중인 시민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가구 구성, 주택 점유 형태, 거주 기간이 함께 변화하며 ‘집’에 대한 사고가 변화했다”며 “1인 가구가 주거형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만큼, 이에 맞게 국가가 정책 방향을 수정해 충분한 주거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1인 가구 구성 포괄해야
  
토론회 참가자들은 차기 정부에 다양한 유형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주거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1인 가구는 전 연령대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대비 201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세 구간의 증가율은 34.9%이며, 55~59세 구간은 66.9%, 85세 이상 구간은 55.7%를 기록했다. 특히 노인 계층에서 이혼, 사별 등으로 인한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했다. 연령 기준 이외에도 비혼, 동성 가구의 등장 또한 고려해야 한다. 패널로 참석한 최원진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는 “결혼기간, 자녀 수를 바탕으로 가산점을 매기는 정책으로는 비혼, 동성, 비혈연 가구 등을 포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1인 가구를 포괄하는 방안으로 1인 가구 간 관계망 형성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1인 가구의 경우 안전·건강 등의 긴급한 요소에 대응하기 어렵기에 커뮤니티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원진 활동가는 관계망 형성 정책으로 ‘생활연대협약법’을 제시했다. 독일은 ‘생활동반자법’을, 프랑스는 ‘시민연대협약법(PACS)’을 이미 시행 중이다. PACS는 두 성인이 결혼 이외의 방식으로 공동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일부 권리를 인정하는 법이다. 이를 우리나라에 도입한다면 혈연 이외의 가족 구성까지 포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활동가는 “기존의 가족 개념이 해체되며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을 법제화해 공식적인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경지 위원장은 1인 가구 밀집 지역 커뮤니티 공간 조성을 제시했다. 1인 가구들이 모일 수 있는 공동체를 조성함으로써 건강·안전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업무 시간 외에 동사무소 등 공공기관을 공간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며 “1인 가구 간 공동체를 넘어 지역 공동체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세제도 개선 필요해
  
1인 가구의 증가에 발맞춘 조세제도 개선도 필수적이다. 2012년 기준 1인 가구의 46.1%가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취업한 경우에도 일용직, 단순 노무직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불안정한 고용에 노출돼 있다. 이영한 교수는 기혼, 자녀 부양 등을 기준으로 재정 지원이 진행되고 있어, 1인 가구에는 조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1인 가구는 기혼 가정보다 소득 대비 실효세율이 높다”며 “기혼·자녀 부양 가정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것은 어렵지만, 1인 가구에게 추가적인 ‘싱글세’를 부담하는 등의 출산유도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한 교수는 고용촉진정책이 1인 가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관련 정책으로 고용창출투자 세액 공제, 청년고용 증가 기업 대상 세액 공제, 취업희망자에 대한 조세 지원 등이 진행되고 있으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직접적인 조세 지원보다 고용 인프라 확대를 통해 고용 안정성을 높여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직접적인 조세지원은 소득이 없는 취업희망자들에게 유명무실한 지원”이라며 “보조금 등을 통해 생활을 지원하며 고용시장에 녹아들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 이민준 기자 lionking@
사진제공 | 송옥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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