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끼리의 끈끈함이 저를 고려대로 이끌었어요"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That’s it? Is it REALLY Korea University?”
(이게 다야? 여기 정말 고려대 맞아?) 

디나 엘데수키(Deena ElDesuky, 경영대 경영16)는 본교에 처음 방문하는 그의 친구들의 반응을 따라하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한번은 자동차를 가지고 온 친구가 정문 주변을 둘러보더니 주차하러 들어갈 때 멈칫하더라고요. 게다가 요즘은 정문 근처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 학교에 온다는 친구들을 꼭 말려요. ‘안 돼! 지금은 오지 마!’ 이렇게요.”

  비록 친구들이 방문할 때마다 깜짝 놀라는 ‘super super시골’스러운 곳이지만, 디나가 안암과 고려대에 대해 갖는 애정은 그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디나는 이집트 국적의 경영대 소속 정규 학부생이다. 부모의 직장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줄곧 나고 자라다가, 2016년 본교 입학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 땅에 발을 디뎠다. “국제학교를 졸업하면 고향인 이집트로 대학을 갈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이집트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해외로 대학을 가야했죠.”

  활발하고, 진취적인 성격인 디나는 대다수의 친구들처럼 미국이나 영국을 가고 싶진 않았다. “이미 한국어도 조금 할 줄 알고, 한국 친구도 있으니까 한국을 가보는 건 어떨까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경영관리를 배웠기 때문에 대학가서도 경영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찾아보니까 한국에서는 고려대가 경영 전공 쪽으로 매우 유명하더라고요.”

  그가 국내 대학 중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대학을 알아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서울대는 정말 들어가기 힘들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엄청 공부하는 분위기라 길래 ‘아, 거긴 내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닐 수 있겠다’ 싶었어요. 연세대의 경우엔 이미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난 외국인들과 함께 있고 싶어서 한국을 가는 게 아니라 한국인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가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면 고려대는 학생들끼리 끈끈한 뭔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속해야할 곳은 여긴가 보다’ 싶었죠.”

  디나 씨는 어느 순간 문득 고려대의 한 구성원으로서 속해있음을 느꼈다. “실제로 서울대와 연세대를 축제 때문에 가보면서 느낀 건, 고려대는 뭔가 더 가족적인 분위기라는 거예요. 처음 한국 왔을 때 캠퍼스에서 길을 잃으면 사람들이 다가와서 알려주는 모습 보면서 ‘이 사람들 정말 착하다’고 느꼈어요. 연세대도 물론 재밌지만, 이렇게 가족 같은 분위기는 절대 안나요. 신촌은 엄청 크고 번잡하고 다들 바쁘죠. 고려대는 그에 비해 뭔가 따뜻한 느낌. 서울대는 축제인데 다들 앉아있더라고요. 우리는 응원단도 있고, 술도 마시고, 재미있는데!”

  디나에게 고려대는 제2의 ‘고향’이다. “전 한국에 외국인신분으로 고려대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왔어요. 첫 2주 동안은 지하철 타는 법도 모르니까, 기숙사나 안암에서만 계속 머물러 있었죠. 단골 식당도, 친구들도, 다 안암에서 가장 처음 만들었어요. 지금은 성신여대 근처로 이사 갔지만 내 모든 게 다 여기, 안암과 고려대에 있어요. 그러니까 안암과 고려대는 나에게는 또 다른 고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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