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 김예진 기자

  액티브 엑스의 대체 시스템으로 HTML5(Hypertext Markup Language)가 주목받고 있다. 액티브 엑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해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등의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잘 호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HTML5는 어느 브라우저에서나 다 호환이 되며 동영상이나 오디오 등도 쉽게 실행할 수 있는 국제 웹 표준이다. 전 세계 브라우저 업체나 전산, 인터넷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모인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 만든 표준기술이다.

  흔히 대한민국을 인터넷 강국이라 하지만, 한국은 새로운 웹 표준 연구에서는 한참 뒤떨어졌다. 10년 넘게 거의 모든 기관에서 액티브 엑스를 사용한 탓이다. 이에 박근혜 정권 때부터 정부 차원에서 액티브 엑스를 폐지한다는 움직임이 있었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기반본부 주용완본부장은 “현재 행정자치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웹 표준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새로운 웹 표준을 사용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운용자, 발주자,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까지 다각적인 이해관계자들이 웹 표준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의 웹 표준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는 액티브 엑스 기반의 소스를 HTML5 소스로 전환해주는 웹 표준 자동 전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어세룡 대표는 “규제 완화 및 기술적 문제 등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HTML5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컴퓨터 환경에서든 여러 서비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의 기회도 확대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 역시 퇴출 조짐이 보이면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IT스타트업 ‘로아팩토리’는 ‘모두 싸인’이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모두 싸인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계약서를 보내고 서명을 날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명이 끝나면 언제 확인했는지, 서명한 시간은 언제인지, 아이피 주소는 어디인지 등의 전자적 기록이 담긴 감정추적인증서와 함께 서명 요청자에게 보낸다. 로아팩토리 이영준 대표는 “면대면 계약이 갖는 시간을 절약하고 잃어버리기 쉽다는 종이계약서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법 규제의 장벽이 높아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서명법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은 전자서명도 효력이 있다고 규정했지만, 특정 법률에는 공인인증서로 서명했을 때만 법적 효력을 인정해주기도 해서다. 은행 대출이나 본사와 대리점 간 공정 계약 등은 공인인증서만을 써야 한다. 로아팩토리 이영준 대표는 “엑티브 엑스와 공인인증서로 인해 전자결제 과정이 복잡해지고 불편해 전자상거래기업은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계층이나 외국인 고객을 잃을 수 있다”며 “전자서명법 개정을 통해 기업들이 다양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체할 수단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인인증서를 무작정 없애자고 하는 것은 더 큰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인인증 제도가 사라지면 사설인증기관을 통해 전자서명을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보안상의 결함으로 인한 피해보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보안인증지원단 차세대인증보안팀 백종현팀장은 “인감증명서처럼 정부가 보증해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백팀장은 이어 “지금 제도 하에도 충분히 원하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며 “다양한 인증수단을 사용하자는 게 근본 취지인데, 공인인증서를 내쫓는 건 역차별이며 대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무책임한 판단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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