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고대신문 DB

이종현(사범대 체교13, C)은 떠났지만 고려대는 여전히 ‘대학 최강’이었다. 고려대는 올해 올 시즌 대학농구리그 1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우승이라는 결과를 이뤄내며,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13학번들의 부재를 성공적으로 메웠다. 기세를 몰아 올해 연세대와의 비정기전에서도 2전 2승을 기록했다. 대학 농구를 평정한 고려대 농구부는 2016년 정기전 무승부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정기전의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대학농구 압도한 최강 고려대
2017 고려대 농구부의 핵심은 박준영(사범대 체교15, F)-박정현(사범대 체교16, C)의 ‘트윈타워’다. 트윈타워는 포스트에서 활약하는 두 빅맨의 조합을 이르는 말로, 역대 고려대 농구부에선 이종현-이승현(사범대 체교11, F), 이종현-강상재(사범대 체교13, F)의 조합이 대표적이다. 박준영은 고려대 선수 최초로 2017 대학농구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동시에 리바운드 전체 2위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다. 박정현은 작년에 입은 부상으로 리그 초반엔 부진했으나, 점점 기량을 회복해 MBC배에서는 경기당 12.4 득점 11리바운드를 올리며 '평균 더블더블'(한 경기에서 득점· 리바운드·어시스트·블록샷·스틸 중 2개 부문에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을 기록했다.

‘연세킬러’ 김낙현(사범대 체교14, G) 또한 빠질 수 없는 주요 전력이다. 김낙현은 작년 MBC배 대학농구대회와 올해 대학농구 리그에서 만난 연세대를 상대로 각각 35득점, 28득점을 기록해 '연세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올 시즌 대학농구리그에서 2.06AST/TO(어시스트를 턴오버로 나눈 기록)를 기록해 명실상부한 고려대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단국대 농구부 석승호 감독은 “김낙현의 픽앤롤 플레이와 박정현의 포스트 플레이, 박준영의 폭넓은 득점력이 고려대의 강점”이라고 평했다.

단단한 ‘3-2 드롭존 디펜스’ 역시 고려대의 큰 장점 중 하나다. 3-2 드롭존 디펜스는 앞선에 3명, 포스트에 2명의 선수를 배치하는 ‘3-2 존 디펜스’를 변형한 것으로, 앞선 가운데에 가드 대신 장신 포워드를 배치하는 전술이다. 이때 포워드 선수는 상대팀 가드의 돌파를 차단하거나 같은 팀 포스트 선수와 협력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바스켓코리아 이재범 기자는 “고려대는 드롭존 디펜스를 이용해 최강의 자리로 올라섰다”며 “지난 7월 열린 MBC배 결승에서 연세대에 완승을 거둔 원동력 또한 드롭존 디펜스”라고 말했다.


연세대의 외곽의 핵심, 허훈을 주의하라
고려대가 박준영-박정현의 빅맨 조합을 중심으로 골밑에서의 득점을 노린다면, 연세대는 빠른 속공과 외곽포를 이용한 득점을 노린다. 드롭존 전술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고려대인 만큼, 이를 파훼하기 위한 연세대 외곽 공격진의 슈팅 능력이 이번 정기전 승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대학농구 최고의 가드로 꼽히는 허훈(연세대14, G)과 대학농구 리그 득점 3위를 차지한 안영준(연세대14, F)이 키맨으로 꼽힌다. 농구 전문지 루키 최기창 기자는 “단기전의 특성상 상대 외곽슛이 터지면 존 디펜스 자체가 크게 흔들려 분위기와 승부를 단숨에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며 “고려대가 올해 들어 맨투맨 디펜스에 약점을 보인 만큼 방학동안 맨투맨 수비의 완성도를 얼마나 올렸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세대의 핵심 선수인 허훈은 작년부터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프로에 준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최기창 기자는 “연세대의 가장 큰 장점이 허훈인 만큼, 공수에서 허훈에 맞서는 김낙현의 어깨가 무겁다”라며 “두 선수의 맞대결 결과가 승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 “고려대가 승리에 조금 더 가까워”
전문가들은 고려대가 이번 정기전에서 우세할 거라 전망했다. 올해 고려대가 대학농구리그 개막전과 MBC배 결승전에서 두 번 모두 연세대를 상대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석승호 감독은 “두 팀 다 대학리그 최상위권을 달리는 좋은 팀이지만, 올해 있었던 맞대결에서 고려대가 전부 승리했기에 그 상승세가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60%의 확률로 고려대의 승리를 예상한 최기창 기자는 “현재 고려대 주전 중 김낙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연세대 주전 선수들에 비해 경험이 적은 편”이라며 “장점을 살리는 것보다 공수에서 실책을 줄이는 게 관건 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번의 맞대결 결과가 이번 정기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번 경기들과는 달리 양 팀이 전력을 100% 활용한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연세대는 이번 정기전에서 성적 미달로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포스트의 한 축 김경원(연세대16, C)과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허훈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이재범 기자는 “고려대는 드롭 존 디펜스가 언제나 통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며 “고려대가 연세대의 외곽포를 꽁꽁 묶는다면 쉬운 승리를 노려볼 수 있지만, 반대라면 오히려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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